정동익 위원장 “권력과 재벌입장 두둔...피해가 엄청날 것” 우려
[데일리서프] 34년전 언론자유투쟁을 벌이다 강제해직된 이후 오랫동안 투쟁을 벌여왔던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의 정동익 위원장은 19일 "동아일보가 지금 방송까지 갖게 되면 큰일"이라면서 "동아일보가 과거와 달리 권력과 부정비리를 감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데 방송까지 가지게 되면 그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다들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익 동투위원장은 이날 저녁 CBS라디오 '시사자키 변상욱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지금 조중동이 신문시장 70% 이상을 독과점하고 있고, 일방적으로 권력과 재벌의 입장을 대변하고 여론을 오도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이들 신문들이 만약 방송까지 장악하게 되면 민주주의의 기본인 여론 다양성은 사라지고 언론자유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다들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또 "작년 촛불집회 때 동아일보 앞으로 지나가면서 촛불시민들이 '동아일보는 쓰레기다'라고 외치는 모습을 직접 제가 봤다"면서 "보기 안타깝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한때 동아일보를 사랑했던 선배 입장에서 어쩌다가 저런 지경까지 동아일보가 떨어졌나, 과거에는 군사독재정권시절에라도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서 언론인들, 기자들이 노력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신문이었다"고 회고한 뒤 "그 당시엔 동아일보가 1등 신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국민들이 쓰레기라고 부를 정도로 이렇게 위상이 추락하고 보도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다들 지적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참 선배로서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고 개탄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후배 기자들에게 준엄하게 한마디했다.
그는 "기자는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입장에 서야 한다. 우리 선배들이 언론계에 진출했을 땐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빛과 소금 역할을 해야겠다, 이런 사명의식을 가지고 언론계에 많이 진출했었다"면서 "그런데 요즘 후배들을 보면 그런 사명의식은 거의 없는 것 같고, 그냥 돈 많이 주는 월급쟁이로 만족하는 듯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언론인은 저래선 안 된다, 기자는 권력과 돈 앞에 양심을 파는 일이 없어야 하고 성직자와 같은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또 신동아의 미네르바 오보 사태와 관련해 "오보를 냈으면 독자들에게 사과하고 나아가서 오보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 마땅한데, 진짜 미네르바인 박대성 씨에게 사과 한 마디 없는 걸 보고 저래선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 위원장은 "지난번 진실화해위원회가 동아일보 광고사태와 언론인 대량 해직이 그 당시 유신정권 시절에 중앙정보부가 개입한 일이다, 그러니까 피해 언론인들에게 정부와 동아일보는 사과를 하고 정부는 화해조치를 취하라고 한 바 있다"면서 "그래서 우리가 동아일보 앞에서 20일 동안 1인 시위를 하면서 동아일보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공개사안도 대통령과 동아일보 사장에게 보냈지만 지금까지 5개월이 넘도록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저희가 법원의 판단을 구해보기로 하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김동성 기자
다음은 정동익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전문.
▶ 동아일보가 어제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와 관련해 사과를 하고 해당 관련자 3명에게 해임, 정직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오보 과정에서 아직 해명될 부분이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언론계에선 그 동안 동아일보의 변화, 그리고 그 파장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았습니다. 오늘은 동아일보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옛 동아일보 선배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동아투위 정동익 위원장이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동익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네. 안녕하세요.
▶ 지난번에 동아투위 소속 기자들의 해직이 잘못된 강제해직이라고 해서 정당한 것으로 나름대로 그 투쟁을 인정을 받으셨고, 이번에 국가를 상대로 해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그렇습니다. 지난번 진실화해위원회가 동아일보 광고사태와 언론인 대량 해직이 그 당시 유신정권 시절에 중앙정보부가 개입한 일이다, 그러니까 피해 언론인들에게 정부와 동아일보는 사과를 하고 정부는 화해조치를 취하라고 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동아일보 앞에서 20일 동안 1인 시위를 하면서 동아일보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공개사안도 대통령과 동아일보 사장에게 보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5개월이 넘도록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법원의 판단을 구해보기로 하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정치적 탄압이었고 무고한 강제해직이었다고 일단 인정을 받으셨고, 그 다음에 그 동안 34년 세월의 고통과 고난에 대한 명백한 배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청구라고 하겠죠. 군정권이 언론을 통제하면서 동아일보 기자들이 자유언론 실천선언을 발표하고 광고가 다 떨어져나가고 경영진이 이를 이유로 해서 160여 명의 기자를 해고한 사건이 동아투위 사건인 것으로 저희가 알고 있습니다. 그때 얼마나 많은 분들이 강제해직을 당하고, 또 그중엔 세상을 뜨신 분들도 있다고 얘기를 들었는데요. 근황들을 얘기해주시죠.
▷ 그때 최종적으로 강제해직된 분들이 134명인데, 그중 113명이 동아투위를 결성해서 34년 동안 투쟁을 계속해왔습니다. 그런데 113명 중에 벌써 13분이나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3월 17일에 쫓겨났기 때문에 매달 17일이면 한 번도 거르지 않고 34년 동안 계속 만나왔습니다.
▶ 지난번 YTN 앞에서 잠깐 뵐 때도 이분들은 34년간 해직 때문에 고생하셨고, 또 YTN에선 이제 해직자가 나오고, 우리 언론계가 아직도 이 모양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 네.
▶ 그나저나 동아일보 얘기를 좀 해봐야겠습니다. 미네르바 오보 때문에 저널리즘의 기본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비난도 받고 사회적인 파장도 컸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심경이 어떠셨습니까?
▷ 후배들이 기사 취재의 기본은 지켜야 하는데 그걸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보는 저희들 입장이 참 씁쓸하고 그렇습니다. 기사 취재의 기본은 잘 아시다시피 사실 확인이잖아요. 취재원의 신원 확인은 필수사항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도 소홀히 했고. 또 오보를 냈으면 독자들에게 사과하고 나아가서 오보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 마땅한데, 진짜 미네르바인 박대성 씨에게 사과 한 마디 없는 걸 보고 저래선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흔히 언론계에선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기해서 동아일보의 보수화가 더 본격화됐다는 점을 걱정하기도 하고요. 동아일보의 논조 자체가 보수면 보수답게 나름대로 정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오락가락하지 않느냐는 걱정도 하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참 보기 안타깝죠. 작년 촛불집회 때 동아일보 앞으로 지나가면서 촛불시민들이 '동아일보는 쓰레기다'라고 외치는 모습을 직접 제가 봤어요. 그때 참 한때 동아일보를 사랑했던 선배 입장에서 어쩌다가 저런 지경까지 동아일보가 떨어졌나, 과거에는 군사독재정권시절에라도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서 언론인들, 기자들이 노력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신문이었거든요. 그 당시엔 동아일보가 1등 신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국민들이 쓰레기라고 부를 정도로 이렇게 위상이 추락하고 보도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다들 지적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참 선배로서 착잡하기 이를 데 없고요.
▶ 요즘 신문시장이 어렵습니다. 워낙 시장이 작아지고 있으니까요. 일단 이명박 정부에선 보수신문들이 나름대로 활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방송 쪽에 길을 다시 열어주려고 미디어 법을 만드는 등 애를 쓰고 있는데요. 물론 동아일보는 예전에 동아 방송이 존재해있기 때문에 방송과의 연이 아주 없다고는 볼 수 없는데요.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동아일보에게 다시 방송이 주어지고 동아일보가 방송을 한다는 의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지금 동아일보가 방송까지 갖게 되면 큰일이다, 이 나라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위해 큰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지금 조중동이 신문시장 70% 이상을 독과점하고 있고, 일방적으로 권력과 재벌의 입장을 대변하고 여론을 오도하고 있잖아요. 이들 신문들이 만약 방송까지 장악하게 되면 민주주의의 기본인 여론 다양성은 사라지고 언론자유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다들 보고 있습니다. 특히 동아일보가 과거와 달리 권력과 부정비리를 감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데 방송까지 가지게 되면 그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다들 우려하고 있습니다.
▶ 역시 언론계의 선배이기도 한 김중배 선생께서 동아일보를 나오실 때 이제는 돈의 힘에 대해 견제해야 한다, 그 실체를 제대로 보고 언론이 긴장해야 한다고 경고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그래서 돈의 힘에 대해 경고를 듣고 긴장을 하는데 이제는 권력과 돈이 한 덩어리가 돼서 기자정신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기자정신은 이런 걸 꼭 지켜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일러주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떤 겁니까?
▷ 기자는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입장에 서야 합니다. 또 우리 선배들이 언론계에 진출했을 땐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빛과 소금 역할을 해야겠다, 이런 사명의식을 가지고 언론계에 많이 진출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후배들을 보면 그런 사명의식은 거의 없는 것 같고, 그냥 돈 많이 주는 월급쟁이로 만족하는 듯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언론인은 저래선 안 된다, 기자는 권력과 돈 앞에 양심을 파는 일이 없어야 하고 성직자와 같은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지난 34년간의 고통과 고난에 대해 사람들이 바르게 알고, 국가가 나름대로 사과하고 인정할 수 있는 길이 빨리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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