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베이비박스에 맡겨 지는 아이, 꾸준히 증가

pulmaemi 2013. 4. 16. 10:31

입양특례법 개정 이후 버려지는 아이 5배 이상 늘어

 

[메디컬투데이 박민욱 기자]

베이비박스에 맡겨 지는 아이가 지난 4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5일 주사랑공동체교회에 따르면 베이비박스에 2010년 4명, 2011년 37명, 2012년 79명으로 늘어난 이후 2013년 4월 현재까지 작년과 비슷한 68명의 아기가 들어왔다.

베이비 박스에 맡겨지는 아이가 매년 30명이 넘게 더 맡겨지고 있는 상황.

베이비박스는 아기의 무단유기를 막기 위해 주로 어머니가 아이를 익명으로 안전하고 아이를 돌볼 수 있게 한 곳으로 2009년 12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입양특례법이 개정되면서 출생신고와 가족관계등록 의무 조항과 법원 허가제 등의 도입으로 절차가 복잡해져 버려진 영아들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입양 시 아기의 출생신고가 의무화되면서 이에 부담을 느낀 일부 부모들이 많다.

따라서 한 달에 3∼4명꼴로 베이비박스에 맡겨지던 아이가 개정입양특례법 이후 한 달에 평균 18명꼴로 갑자기 늘어났다.

바뀐법으로 인해 10대 미혼모 역시 출산신고를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10대 미혼모는 아이를 양육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출산을 하거나 심지어 미혼모의 부모조차 모르게 출산하기 때문에 아이를 맡아 양육할 수 없어 베이비박스에 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복지부는 베이비박스가 부모의 죄책감을 덜어 영아유기를 조장할 가능성이 있으니 철거할 것을 요구한 상태지만 주사랑교회는 영아유기에 대한 보호수단, 대안도 없이 베이비박스를 철거한 다는 것은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계속 베이비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서울 관악구청에서 바우처 파견 및 생활비 등 지원을 받았지만 복지부의 베이비박스 철거명령을 거부한 뒤부터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해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동락 목사는 “정부가 법에 얽매여 생명을 등한시 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된다. 법의 가장 중요한 점은 생명을 보호하는 일이므로 미혼모가 아이를 버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해 부모 없는 아이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대 미혼모나 아이를 맡을 수 없는 부모의 가정환경을 살펴보면 편부모 가정이나 유년시절 가정파괴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 자신의 아이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입양법의 개정 뿐만 아니라 가정 소외자를 보호하는 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박민욱 기자(hopew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