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질환·감염병

피부발진에서 콩팥병까지…자가 면역 질환 ‘루푸스’란?

pulmaemi 2013. 2. 28. 11:54

항생제 등 다양한 약제 통해 10년 생존율 95% 육박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약 150년 전 피부과 의사에 의해 처음 알려지게 된 전신성 홍반성 낭창(루푸스)는 류마티스 질환에 속하는 병으로 루푸스라는 말의 어원은 환자의 얼굴에 생긴 홍반과 피부 색깔의 변화가 마치 늑대에게 물린 자국과 흡사해 늑대를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됐다.

다양한 자가항원에 대한 자가항체가 존재해 피부, 신장, 신경계, 폐, 심장, 조혈기관과 근육, 관절, 특히 면역계를 침범해 염증 반응과 조직 손상을 초래하는 전신 자가면역 질환이다.

주로 사춘기 직후, 혼인 적령기의 젊은 여성에게 발생하는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자가 면역 질환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즉 면역계란 질병에 대한 생체의 방어기구로서 루푸스는 이러한 면역계의 이상으로 인해 환자 자신의 정상 조직에 대해 공격을 함으로써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는 “어떤 요인이 이런 자가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루푸스는 환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데 피부 증상은 가장 흔히 침범되는 장기 중의 하나로 80~90%에서 나타나며 뺨의 발진, 원판성 발진, 광과민성, 구강궤양 등 4가지가 있다.

박성환 교수는 “급성 피부 홍반성 루푸스의 가장 특징적인 병변은 뺨의 발진으로 이는 나비 모양의 코 상부를 포함한 대칭성 발진으로서 약간의 부종과 가벼운 인설을 가지며 급성 발진은 전체 루푸스 환자의 30~60%에서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비 모양의 발진은 햇빛에 노출 후 악화되거나 시작되는데 비해 광과민 홍반 발진은 나비 모양의 발진 없이도 피부 어느 부위에나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관절통은 루푸스 환자의 76~100%에서 관찰되며 일부에서는 부종이나 열감, 발진, 관절 운동 장애 등 염증 소견 없이 관절통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초기 증상으로 오진되기도 하나 류마티스 관절염과는 달리 골 미란이 드물며 관절변형도 드물다.

이밖에도 신장증상, 뇌신경 증상, 장막염, 폐 침범, 심장 침범, 위장관 증상, 간 증상, 안과 증상 등 신체 여러 부위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루푸스는 완치를 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질병의 악화를 조절하는 대책을 세우고 증상을 적절하게 억제하고 장기의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교수는 “환자나 보호자들은 루푸스로 진단받으면 막연한 공포감에 사로잡혀 미리 자포자기 하거나 혹은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민간요법으로 치료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되고 위험한 생각이다”고 지적했다.

박성환 교수는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의 개발, 항고혈압제, 지질저하제, 장기 이식 등 루푸스의 후기 합병증을 조절할 수 있는 많은 약제와 치료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현재는 10년 생존율이 95%를 육박하는 수준으로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