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생활

걸으면서 ‘힐링’하는 곳, 제주 ‘올레길’

pulmaemi 2013. 1. 30. 11:33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

제주올레는 걸어서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길’이다. 온전히 걷는 사람들만을 위한 길, 걷고 싶은 만큼 걸을 수 있는 길이 제주도를 한바퀴 감싸고 있다.

‘올레’는 제주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로 집 대문에서 마을길까지 이어지는 좁은 골목을 뜻하는 제주어다.

올레길은 2007년 9월 첫 번째 코스를 개장한 이래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정규 코스와 중간산 및 제주의 작은 섬을 도는 앞차코스를 꾸준히 개척하고 있는 곳으로 이를 통해 제주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재발견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차를 타고 다니는 여행이 띄엄띄엄 찍는 점의 여행이라면 제주올레는 그 점들을 이어가는 긴 선의 여행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제주를 한 바퀴 돌면서 제주의 숨은 비경과 작은 섬들을 볼 수 있는 이 길은 어느새 제주도의 필수 코스가 된지 오래다.

◇ 제주의 모든 경관보며 걸을 수 있는 신비의 ‘올레길’

 

1코스 시흥광치기 올레는 제주올레에서 가장 먼저 열린 길이다. 오름과 바다가 이어지는 ‘오름-바당 올레’로 아담하고 예쁜 시흥초등학교에서 출발해 사시사철 푸른 들을 지나 말미오름과 알오름에 오르면 성산 일출봉과 우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종달리 소금밭을 거쳐 시흥리 해안도로를 지나면 성산 일출봉이 다시금 눈 앞에 펼쳐지는 수마포 해변에 닿는다. 길이 끝나는 광치기 해변의 물빛도 볼거리 중 하나라고.

5코스 남원쇠소깍 올레는 일출봉이 보이는 남원포구에서 시작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꼽히는 큰엉 경승지 산책길을 지나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쇠소깍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바당올레와 마을올레가 함께 공존하는 곳으로 큰 동백나무 울타리까지 이 길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6코스 쇠소깍외돌개 올레는 쇠소깍을 출발해 서귀포 시내를 통과, 이중섭거리와 천지연폭포 위 산책로를 거쳐 외돌개까지 이어지는 해안과 도심 올레다. 해안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소금막과 서귀포 시내, 난대림과 천연기념물 5종이 서식하는 천지연폭포 위 산책로를 걸으며 문화와 생태를 접할 수 있다. 시장 올레인 A구간(14km)과 해안 올레인 B구간(13.7km)을 선택해서 걸을 수 있다.


<사진 출처=사단법인 제주올레>

7코스 외돌개월평 올레는 외돌개를 출발해 법환포구를 경유해 월평포구까지 이어진 해안올레다. 올레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자연생태길인 ‘수봉로’를 만날 수 있는 길이다. 9코스 대평화순 올레는 대평포구에서 시작해 말이 다니던 ‘몰질’을 따라 걷게 된다.

이 후 절벽 위의 드넓게 펼처진 초원 ‘박수기정’이 나온다. 박수기정은 보리수나무가 우거진 볼레낭 길로 이어진다. 월라봉을 오르는 길은 쉽지 않지만 곳곳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펼쳐 보여주며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속으로 꼽히는 안덕계곡까지 만날 수 있으니 매력적인 곳이라 할 수 있겠다.

화순금모래해변에서 시작해 산방산 옆과 송악산을 지나 대정읍 하모까지 이어지는 해안올레인 10코스 화순모슬포 올레는 마라도와 가파도를 가까이 볼 수 있고 산방산과 오름군, 영실 계속 뒤로 한라산의 비경도 감상할 수 있다.

제주올레를 통해 대중에게 처음 소개된 산방산 밑 소금막 항만대의 절경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순해수욕장은 파도가 너무 세지도 잔잔하지도 않아 맨몸으로 파도타기에 적합하고 용천수 야외수영장까지 있어 여름철 물놀이에 제격이다.

12코스 무릉용수 올레는 해안을 따라 서귀포시 전역을 잇고 제주시로 올라가는 첫 올레다. 무릉 2리부터 용수포구 절부암까지 들과 바다, 오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다. 드넓은 들에서 보는 지평선과 깊은 바다가 그렇게 압도적이라고. 신도 앞바다에는 돌이나 나무를 파서 소나 돼지의 먹이통으로 사용한 넓적한 그릇인 도구리가 거대하게 놓여있어 더욱 더 신비롭다.

고내의 작은 포구에서 출발한 길은 해안을 따라 구엄까지 이어지는 16코스 고내광령 올레 는 일부 해안같은 작은 오솔길 산책로이고 일부는 바다와 맞닿은 길, 일부는 해안 도로를 따라 간다.

넓은 소금빌레가 펼쳐진 구엄포구를 지나면 길은 내륙으로 방향을 튼다. 봉긋하게 솟은 수산봉을 향해 마을과 밭길을 지나 수산봉 둘레를 돌면 수산의 넓은 저수지에 이른다. 저수지 둑방 위를 가볍게 걸어 마을을 통과하면 키 큰 나무들이 줄지어 옛 토성, 향파두리를 만날 수 있다. 이어 성을 빠져나가면 숲길, 계곡길이 보이는데 숲을 빠져 나온 길은 마을을 보여주며 종착지 광령에 다다른다.


<사진 출처=사단법인 제주올레>

17코스 광련산지천 올레는 광령을 떠나 근심이 사라진다는 무수천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옛 선비들이 달빛 아래 풍류를 즐겼다는 외도의 월대와 내도의 알작지 해안을 만난다. 제주시내와 인접한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즈넉한 풍경이라는 평이다.

외도에서 이어지는 바닷길은 조약돌들이 가득 채워져있고 제주의 머리라는 도두봉에 오르면 낮은 오름이지만 정상에서 보는 풍광만큼은 일품이라고. 무근성과 목관아지를 지나 제주시내를 통과한 뒤 옛 다섯 성현들의 위패를 모신 오현단과 제주성지를 둘러보자. 어느새 제주 최대 재래시장은 동문재래시장을 만날 수 있다.

각양각색의 다리 8개를 건너고 도두의 오래물을 비롯해 대여섯 개의 용천탕을 지나는 제주올레 17코스는 제주 사람들이 과거에 살아온 모습과 지금 살아가는 모습들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걷는 길이라는 여행자들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 올레는 이처럼 천천히 걸으면서 제주의 문화와 풍경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걷기가 주는 기쁨, ‘힐링’

걷기는 자연스럽고 안전하며 효과적인 운동이다. 우리는 걸으면서 살기 때문에 걷는 것이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져 그 의미와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걷기는 운동기구나 장비를 준비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어디에서나 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도 있는 등 운동효과를 조절할 수 있는 완벽한 운동이다. 또한 걷기는 암, 심혈관 질환, 당뇨, 치매를 예방한다.

대장암은 비보행자에 비해서 40~50%가 적고 전립선암과 유방암이 걷기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걷기운동은 고혈압을 예방하고 혈당조절기능을 향상시키고 칼로리 소모를 높여 당뇨병을 30% 정도 줄여준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걸으면 골밀도가 증가돼 골다공증이 예방되고 골절을 줄일 수 있다. 다리의 혈액순환과 물질대사가 활발해져 다리 근육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언제 넘어질지 모르는 노인들에게 유용하며 4시간을 걸으면 20시간을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빠져나간 골절량이 보충된다.

척추를 바르게 세우기 위해서는 가슴을 펴고 턱을 당기고 두발은 11자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팔을 앞뒤로 흔들고 무릎은 펴고 등은 곧게 펴고 배에 힘을 주며 시선은 15m 앞을 향한다. 내디딘 다리의 발가락 끝으로 땅을 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르게 걷기의 기본적인 방법이다.

제주올레는 누구나 방문가능하다.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와 오름, 돌담, 곶자왈, 사시사철 푸른 들, 그리고 마을을 바라보며 걷고 있으면 말 그대로 걸으면서 ‘치유’되는 느낌을 이해할 것이다.

제주올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제주올레 홈페이지(http://www.jejuolle.org)에서 더 많이 확인할 수 있다.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acepark@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