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계 질환

설사와 구토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 어떤 질병일까

pulmaemi 2013. 1. 25. 11:40

온도가 내려갈수록 활발해지는 겨울철 식중독 바이러스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

찌는듯 한 무더위에는 음식이 쉽게 상해 ‘식중독’의 위험이 높아진다. 대부분의 세균들은 높은 습도와 온도에서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중독 바이러스 중 기온이 낮을수록 오래 살아남는 바이러스가 있다. 바로 ‘노로바이러스’다. 한 겨울인데도 구토와 설사를 한다면 이 노로바이러스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2012년 국내에서 발생한 수인성·식품매개질환 유행 원인균을 조사한 결과 노로바이러스 검출건수가 전년 대비 88.5% 급증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봐 충분히 주의하고도 남을 질병이기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는 급성 위장염을 일으키는 전염성 바이러스다. 살모넬라균, 병원성대장균, O-157균, 포도상구균 등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은 기온이 떨어지면 증식을 멈추는 반면 노로바이러스는 실온에서 10일, 10℃ 해수에서 30~40일, -20℃ 이하에서는 더 오래 생존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24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12~60시간 동안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 및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에서는 구토가 흔하고 성인은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두통과 발열, 오한이나 근육통을 함께 느끼는 경우가 많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대변이나 구토물에 의해 오염된 음식이나 물, 감염자가 접촉한 물건에 묻은 바이러스가 입으로 들어가도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심찬섭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는 예방백신이 없는데다 소량으로도 감염을 일으킬 정도로 감염성이 높고 전염성 역시 회복후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유지되기 때문에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심 교수는 “감염 뒤 짧게는 하루에서 3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탈수가 심할 경우 쇼크까지도 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익혀먹고 씻어먹고 손 씻고 ‘식중독 퇴치’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분변에 오염된 채소류를 먹지 말고 굴과 같은 조개류는 익혀먹으며 지하수는 끓여먹어야 한다. 또 음식물은 85℃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 및 조리한 후 섭취하도록 한다.

과일의 경우 껍질에 남아있을 수 있는 미생물, 기생충, 잔류농약 등을 제거하기 위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이때 과일의 꼭지 부분은 솔로 닦고 홈이 파인 부분은 좀 더 세밀하게 세척하는 것이 좋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수세미는 20일에서 한 달 정도 사용 후 교체해준다. 또 식초 성분이 포함된 주방세제를 활용하거나 따뜻한 물에 베이킹 소다와 식초 세 스푼을 넣고 수세미를 담가 소독한 뒤 마지막으로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말려주면 좋다.

행주 역시 수시로 삶아서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주방세제를 푼 물에 넣은 뒤 끓는 상태에서 넘치지 않게 10분 이상 삶은 후 깨끗이 헹궈 햇볕에 바짝 말리거나 전자레인지에 2분간 돌려 사용한다.

무엇보다 각종 전염성 질병의 70%가 손을 통해 발생하기 때문에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이때 손을 물로만 씻거나 충분한 시간 문지르지 않는다면 세균이 손에 그대로 남아있게 되므로 흐르는 물과 손전용 세정제로 5초 이상 꼼꼼히 문질러준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들의 경우 주로 학교나 어린이집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기 때문에 집단 감염의 가능성도 크므로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뿐만 아니라 식사 전,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도 반드시 손을 씻게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