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생활

[건강배낭] 시간이 멈추는 그곳, 담양의 창평슬로시티

pulmaemi 2013. 1. 17. 10:50

마을을 짊어진 달팽이처럼 ‘느림’이 주는 의미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매일 같은 시간 알람에 맞춰 눈을 뜨고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에 몸을 싣고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경쟁사회에서 뒤처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현대인들. 오늘날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이 아닐까.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은 반복된 일상, 시계바늘에 쫓기는 삶과는 잠시 작별을 고하고 시간이 멈추는 그곳, 담양의 슬로시티에서 하룻밤을 묵어보는 것은 어떨까.

◇ 마을을 짊어진 ‘달팽이’…느리게 가다

전라남도 담양군 창평면에 자리한 ‘창평 슬로시티’는 1999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슬로시티 운동에 가입한 전 세계 20개국 135개 도시 중 하나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며 담양 외에도 완도, 장흥, 신안, 하동, 예산 등이 있다.

 

유유자적한 도시, 풍요로운 마을의 의미를 가진 슬로시티 운동은 마을을 등에 짊어진 달팽이를 상징으로 한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며 살아가는 도시인의 반대개념으로 자연환경 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그 지역의 먹거리와 지역 문화를 경험하고 살아가는 삶을 표방한다.

창평슬로시티에는 역사와 정취를 간직한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돼 있다. 백제시대에 형성된 약 3600m까지 이어진 돌담길인 ‘삼지내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느림의 미학을 한껏 만끽할 수 있다.


이밖에도 고려 경종 때 창건된 대자암(大慈庵)의 절터로 근대 교육의 발상지였던 ‘상월정’, 노인들의 편안한 여생을 기원하고 즐거이 지내라는 의미로 지어진 ‘남극루’, 전통주거양식을 엿볼 수 있는 ‘고재선가옥’과 ‘고재환가옥’, 구한말 민족운동의 근원지인 ‘춘강 고정주고택’에 이르기까지 한옥이 주는 따스한 느낌에 젖을 수 있다.

◇ 하루를 묵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다

이곳의 특산물은 쌀엿이다. 창평쌀엿은 바삭바삭한 식감과 더불어 입안에 붙지 않으며 독특한 맛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창평슬로시티에서는 체험장을 통해 제조과정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쌀엿의 엿기름은 맥아당을 분해시키는 효소가 들어있어 위장병이나 소화불량인 사람들은 이 엿기름을 끓여 보리차처럼 마시기도 했고 산후복통이나 가습이 답답한 경우, 불안 증세에도 이 엿기름가루를 하루 3번 물에 타 먹는 민간요법으로 활용해 왔다.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창평슬로시티의 민가에서의 하루교실은 흙 내음을 간직한 한옥에서 직접 묵으면서 몸도 마음도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총 7곳의 전통 민박이 마련돼 있으며 2인기준 5~9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역사교실, 다과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건강을 위한 슬로푸드를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제철에 나는 약초로, 혹은 이곳 주민교사와 함께 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수확해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 보기도 한다. 가격은 1인당 1만원.

이밖에도 야생화 효소 교실, 산야초 효소 교실, 수제 막걸리 교실, 빈도림 생활 공방, 수의 바느질 교실 등 생활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마련돼 있다.

◇ 삶의 ‘쉼표’ 하나, 담양으로 떠나자

슬로시티 달팽이시장 마을 탐방에 참여하면 친근한 마을 해설가와 함께 슬로시티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창평슬로시티에 대한 정보는 www.slowcp.com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