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계 질환

묽은 변과 복통, 내 장에서는 무슨 일이?

pulmaemi 2012. 12. 27. 11:15

염증성장질환, 설사나 변비 등 배변습관 변화 보여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 직장인 이모(31세)씨는 반년 전부터 가끔 설사가 있었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야근이 잦아지고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증세가 악화돼 하루 3번 이상, 심하면 10회 이상 화장실을 찾아야 했다. 배꼽 주변으로 심한 복통을 호소하는 일도 잦아졌으며 최근 3~4개월 사이 몸무게도 10kg 넘게 줄었다.

# 주부 김모(54세)씨는 최근들어 음식을 넣었다 하면 배가 끓고 복통이 느껴지면서 설사를 하는 일이 잦아졌다. 변을 보고 난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복통은 나아졌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시 화장실을 찾는 일이 반복됐다. 또 자주 가스가 차 방귀나 트림도 빈번했다.

잘못된 다이어트와 불규칙한 식사는 변비를 유발하고 장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씨의 경우처럼 불규칙한 배변습관도 대장질환의 증상 중 하나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이강문 교수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서구의 질병으로 알려져 있는 크론병이나 궤양성대장염 등 염증성장질환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초기에는 증상이 전혀 없거나 단순히 배변습관에 변화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강문 교수는 “염증성장질환은 단순히 설사나 변비 등 배변습관의 변화를 보여 과민성장증후군 같은 기능성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을 침범해 염증, 궤양을 일으키는 원인불명의 만성질환이며 심할 경우 협착이나 천공 등을 일으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교수는 “배변습관의 변화는 대부분의 경우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스트레스 등에 의한 일시적인 장기능 변화 때문이지만 무심코 넘기다간 자칫 질병을 일찍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