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질환·감염병

저소득층,아토피·비염·천식 위험 높아

pulmaemi 2009. 3. 4. 09:01

[쿠키 사회] 수도권 저소득 계층은 중산층 이상보다 환경피해에 훨씬 더 많이 노출되지만 공원 접근성 등 환경혜택은 오히려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평균 지출이 150만원 미만 가구와 다세대·반지하 주택의 실내 미세먼지와 박테리아의 평균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펴낸 ‘도시지역 저소득계층 보호를 위한 환경정책 연구Ⅱ’를 포함한 지난해 연구성과를 3일 코리아나 호텔에서 발표한다고 2일 밝혔다. 이 연구는 KEI, 단국대, 서울대, 인하대, 보건사회연구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팀이 경기도 안산, 시흥, 성남 지역 13개 초등학교 3, 5학년 어린이의 가구, 학교, 거주지역의 시설·공간과 실내외 오염노출도를 조사하고 건보공단 검진자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평균 지출 150만원 미만 저소득 가구의 실내 미세먼지 농도는 52.5㎍/㎥으로 150만원 이상 대조군 가구의 39.0㎍/㎥보다 34.6% 높았다. 박테리아 농도 수준도 저소득 가구는 103.6% 높게 나타났다. 또 지하·반지하층 실내에서 곰팡이가 발견된 가구 학생이 천식과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은 경우도 각각 2.47배, 1.29배 높았다.

하지만 저소득 계층은 도시공원 공급 등 환경혜택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고 있다. 경기도 성남의 저소득 계층 밀집지역과 대조지역의 1인당 일상권 공원 면적은 0.13㎡, 1.38㎡로 10배 가량 차이가 났다. 일상권 공원이란 걸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원을 말한다.

가난한 계층 주거지역 초등학교는 대형도로에 인접했거나 정비소, 폐차업소, 소규모 공장 등이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생활형편이 좋은 지역의 초등학교는 반경 500m 이내에 소규모 공장 등 위해시설 분포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책임도 저소득 계층 부담이 컸다. 조사지역 가구에서 월평균 지출 150만원 미만의 저소득 가구가 매달 직접 지출하는 쓰레기봉투 사용요금, 하수도 요금 등 환경보호 비용은 전체지출 대비 3.24%로서 150만원 이상 가구의 1%에 비해 3.24배 높았다. 상품구매를 통해 간접 부담하는 환경보호지출의 소득대비 분담비율도 1분위 저소득계층은 0.0155%로 10분위 고소득계층의 0.0036%보다 4.3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추장민 KEI 연구원은 “고용, 주거, 소득, 건강, 교육 등 사회 각 분야 양극화현상이 환경분야로 전이되고 있다”면서 “악순환을 막기 위한 공공시설 입지, 환경위해시설 배치 등 정책결정 과정에서 저소득계층 등의 참여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항 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