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많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부적절한 자세로 보행하거나 잘못된 신발을 신는 것은 사고의 위험성을 높이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원장 박재갑, 이하 NMC) 주최로 지난 8일 오후 NMC 대강당에서 열린 '신발과 건강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신체건강을 유지하려면 올바른 걷기 자세와 발 건강에 좋은 신발을 고르는 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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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과 건강 심포지엄 |
이 날 첫 연자로 나선 양윤준 인제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적고 체중감량에 효과적인 중등도 강도 운동(3-5.9METs)을 매일 30분 이상씩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며 대표적인 예로 "속보나 보통 속도로 걷는 것"을 추천했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걷기를 오래 하다보면 만성 근골격계 이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올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동연 서울의대 정형외과 교수는 '유행신발과 질병'이라는 발제를 통해 "하이힐의 경사진 구조와 경사를 이기기 위한 발가락 압박 구조형태, 발등을 지지하는 구조물의 부재 등으로 인해 '발'에는 과각화증, 무지외반증, 족저근막염, 망치족지, 지간신경종 등을, '발목'에는 발목염좌, 인대손상, 아킬레스건염 등을, '무릎'에는 퇴행성 관절염 등을, '척추'에는 척추전만증, 허리통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발과 신체의 건강을 위해서 '신발에 발을 맞추기보다 발에 신발을 맞추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태임 분당재생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신발과 노인 건강'이라는 발표에서 "65세 이상의 인구 중 1/3이 연1회 이상의 낙상을 경험하는 만큼, 균형감각이 좋지 않은 노인층은 신발을 선택할 때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뒷굽이 약 10도 정도 경사져 있으며 신발의 바깥창이 미끄럽지 않도록 마찰력이 좋은 폴리우레탄 소재로 제작된 신발을 권장하고, 너무 오래 신어 창이 많이 닳은 신발은 신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시복 한양의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신발관련 비수술적 치료 방법'에서 "앞코가 뾰족하고 뒷굽이 높은 구두 등의 불편한 신발을 계속 신게 되면 무지외반증이나 중족골통, 종자골염, 티눈 등의 원인이 된다"며 "신발관련 질환은 증상에 따라 소염진통제 등을 통한 약물치료, 물리치료(온열치료·한랭치료·전기치료 등), 주사치료(관절강내 주사·건초내 주사·점액낭내 주사 등), 보조기치료(발가락보조기·깔창보조기·구두보조기 등) 등을 이용하여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을 주관한 박재갑 NMC 원장은 "다양한 연령과 건강상태를 가진 사람들 모두에게 가장 쉽고 안전하게 신체활동을 증진시키는 방안은 바로 걷기 운동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걷기 운동이라도 올바르지 않은 자세와 부적절한 신발을 신고 한다면 오히려 신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NMC는 운동화출근 생활속운동(운출생운; 運出生運)을 전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킴과 동시에 올바로 걷는 법과 적절한 신발 선택법 등 걷기운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널리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