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계 질환

이유 없이 그냥 아픈 배…과민성장증후군 의심

pulmaemi 2010. 9. 6. 08:10

[메디컬투데이 문병희 기자]



직장인 임모(25)씨는 몸이 좋지 않은 것도 아닌데 한달에 한두번 복통 때문에 새벽에 잠자리를 설친다.

임씨는 “아랫배가 살살 꼬이는 듯이 아프다가 어느 순간 도저히 잠을 청할 수 없게 된다”며 “화장실을 가지 않으면 밤새 배가 아프다”고 토로했다.

임씨처럼 신체는 아무런 이상이 없으나 배가 아프고 꼭 화장실을 갔다 와야 진정이 되는 이런 증상을 전문가들은 과민성장증후군이라 부른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풍렬 교수에 따르면 과민성장증후군은 소장이나 대장의 기능이상으로 배변습관의 변화와 동시에 복통이 따르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0%가까이 발생하는 흔한 소화기 질환이다.

또 주로 20~40대까지 청장년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나 현재까지 정확한 발생기전이나 병태생리가 밝혀져 있지 않고 있다.

◇ 원인 아직 몰라…증상 경감 치료가 최선

과민성장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으로 환자들은 주로 배꼽주위나 아랫배가 살살 꼬이는 것 같은 복통이며 이것이 만성적으로 나타난다.

특이한 것은 과민성장증후군에 의한 복통은 항상 설사나 변비의 시작과 일치하며 배변 후에는 감쪽같이 소실되거나 완화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변비가 생기면서 가스가 차서 배가 터질 것 같은 팽만감을 느끼면서 복통이 시작되거나 어떤 경우는 배가 살살 꼬이면서 아프면 영락없이 설사가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과민성장증후군은 설사나 변비 증상이 항상 동반되므로 주 원인이 대장의 운동기능 이상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아직까지 특이적인 운동기능의 이상은 의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교수는 과민성장증후군 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아직 원인기전 및 병태생리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므로 치료방침의 결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어떤 환자에게는 잘 듣는 치료방법이 다른 환자에게는 무익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에 따라 증상을 경감시켜주는 대증요법이 치료의 근간이 된다.

이 교수는 “과민성장증후군은 가장 왕성하게 일할 연령에 고생하게 되므로 환자에 적합한 치료방침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질환 치료의 최고 목표이다”고 말했다.

◇ 카페인·유제품·알콜 증세 악화

한편 복통을 호소한 대부분의 환자들은 단순한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안심하게 되지만 일부에서는 비슷한 증상을 야기할 수 있는 다른 질환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대장암, 게실염, 장염, 우울증과 같은 질환들은 과민성장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야기할 수도 있다.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 “나이가 50세보다 많고 혈변이나 체중 감소가 있다면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과민성장증후군 경우에 따라 카페인, 유제품이나 알코올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차 교수는 “커피, 차, 초콜릿, 콜라나 알코올 음료 등 과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니코틴에 의해 증상이 악화되므로 금연과 껌을 습관적으로 씹는 것도 피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문병희 기자(bhmoo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