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세상

노짱님, 정말 미안합니다.

pulmaemi 2010. 8. 22. 10:02

(서프라이즈 / e-마당 (copu119) / 2010-8-20 16:37)


노짱님, 하늘이 무척 청명합니다. 가을이 가까웠습니다. 저 청명한 하늘을 도화지 삼아 해맑게 웃으시는 당신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사저 앞에서 찾아온 손님들께 민주시민으로 당당하게 살으라고 용기와 힘을 복돋우시며 땀흘리시던 당신을 그려봅니다.

이른 봄날에 쑥뜯어서 쑥국을 끓여드시라고 농담처럼 글올리고, 여사님 분주하시니까 라면끓여드시라고 장난질을 했었는데... 인저 그냥 그렇게 그런 일들이 사무치는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어제는 많은 사람들이 보신각에 모여서 참여정부를 모독하고 전임 대통령을 핍박하고 진보를 욕보인 그 사람들을 향해 피울음을 토했습니다. 유시민이 울었고, 한명숙이 울었고, 이해찬이 울었습니다. 문재인이 울었습니다. 멀리 있던 가까이 있던 당신을 사랑하는 그 수많은 사람들이 다 울었습니다. 분노가 아니었습니다. 슬픔이었습니다. 어찌 이럴 수가 있는지... 안타까움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은 mb 정부가 창의적 발상으로 대한민국을 상식이 통하는 건전한 나라로 이끌어주기를 바라셨습니다. 진보와 보수가 피뿌리는 대결구도로 가지 말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런데.. 대통령님, 이를 어찌합니까? 저들이 우리의 목을 누릅니다. 마음을 짓밟고 뒤통수를 때립니다. 사기와 협잡으로 능멸하고 모욕합니다.

노짱님, 당신께서 세상을 떠나신 것을 진보와 보수가 대결이 아니라 선의로 경쟁하는 기원으로 삼으라는 말씀으로 들었습니다. 상생의 발판으로 삼으라는 말씀으로 들었습니다. 나로 인해 세상이 시끄러워지는 것은 원치않는 일이니까 기꺼이 내가 제물이 되어 세상을 편안케 하겠다는 크고 넓은 사랑의 말씀으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습니다. 혹시나 했던 일들이 역시 그랬습니다. 대통령님, 그리고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대통령님, 저들은 나라를 자신들의 소유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저들의 눈에는 국민은 없고, 자신들의 영일과 안위만 있는 것 같습니다. 나날이 사악해져 가는 악의만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입신양명을 도모하는 공직자들이 권력 앞에 줄을 서고 있습니다. 국민의 혈세와 재산을 훔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나라와 공직과 국가재산을 사유화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짱님, 퇴임하신 후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는 전임 대통령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시려고 서울 나들이도, 여행도, 손님접대도 다 자제하셨는데,,,, 결국 일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전임 대통령이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선례라고 생각하시면서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우리는 당신을 놓아드리지 못했고, 아귀같은 권력이 당신을 헤치고 말았습니다. 망자가 되신 이후까지 능멸하고 모욕하고 있습니다. 노짱님, 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노짱님,,, 유시민이 또 울었습니다. 당신의 영혼을 가진 사람,,, 그 유시민이 당신처럼 또다시 부엉이바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힘을 주십시오. 자유주의자요, 낭만파인 유시민이 왜 그렇게 마음 아파하겠습니까? 당신이 앓았던 국민을 향한 상사병을 유시민이 또 그렇게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지켜드리지 못한 그 미안함때문입니다.

대통령님, 미안합니다. 당신께 편안함과 안일을 드리지 못해 정말 미안합니다. 그러나 어쩝니까. 권력은 사악해지고 있고, 그 권력을 추종하는 자들의 마음은 이기심으로 편협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힘없는 저희들은 당신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이해하십시오.

대통령님, 당신께서는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으시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해맑은 모습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당신의 주검을 본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고 그건 사실이었습니다. 그 평화와 그 사랑의 마음을 많은 사람들이 헤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짱님, 세상은 편안하지 않습니다. 변함없이 다투고 싸워야 합니다.

대통령님, 우리가 다시 권력을 잡은들,,, 그게 즐거운 일이겠습니까?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겠습니까? 대통령님, 우리가 정권을 다시 쟁취하면 우리는 그때 너무 슬플 것 같습니다. 해맑은 모습으로 즐거워하시는 당신을 다시 뵐 수 없기 때문입니다. 김두관이 안희정이, 이광재가 도지사가 되었을 때 우리는 차라리 슬펐습니다. 수고했다며, 국민을 위해 크게 수고하라며 따뜻이 격려해주는 당신의 모습을 뵐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유시민이 대통령이 된들 우리가 기쁘겠습니까? 차라리 통곡을 하고 싶을 것 같습니다. 대통령님,,, 권력이고 뭐고 다 필요없다,,, 당신께서 살아만 돌아와달라며 명계남이 통곡할 때 우리 모두가 그렇게 통곡했습니다. 당신의 묘소에 땀흘려 농사지은 봉하쌀을 올려놓고 김정호가 통곡할 때 우리 모두가 그렇게 통곡했습니다. 문재인의 굳은 침묵을 보면서 우리는 시꺼멓게 타들고 있는 그의 속마음을 다 읽었습니다. 당신의 영원한 후원회장 이기명 선생의 그 분노와 슬픔의 글을 읽으며 우리 모두 울었습니다. 강금원이 당신의 주검앞에서 슬픔의 눈물을 흘릴 때 우리도 그렇게 슬펐습니다. 문성근이 분노와 슬픔을 담아 울부짖을 때 우리 모두가 울부짖었습니다.

대통령님, 우리는 이 슬픔을 마무리하고 다시 희망을 얘기해야겠지요? 그런데... 그게 안됩니다. 왜 안되죠? 당신을 보면, 너무 슬프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이 권력이 조금만 아량이 있었더라면, 이 권력이 조금만 국가의 미래를 염려하는 마음이 있었더라면, 이 권력이 조금만 합리와 상식이 있었더라면... 당신을 떠나보내지 않아도 되었을 거라는 그 아쉬움을 떨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명계남이 그렇게 통곡하지 않아도 될 일을, 김정호가 그렇게 엎어져 울지 않아도 될 일을,,,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대통령님, 우리가 지금은 이렇게 힘이 없지만, 늘 이렇게 힘이 없겠습니까? 지금은 이렇게 핍박받고 슬픔에 젖어 있고, 사무치는 분노에 어쩔 줄 몰라하지만 늘 이렇겠습니까?

대통령님, 노짱님,,, 언젠가,,, 우리가 권력을 찾아오고, 봉하를 눈물바다로 다시 만들겠습니다. 네,,, 그때도 우리는 웃지 않을 겁니다. 그냥 울겠습니다. 한없이 울겠습니다. 김두관이, 안희정이, 이광재가 지사가 되었을 때, 우리는 웃지 못했습니다. 웃을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네... 대통령님,,, 당신의 그 빈자리 무엇으로 채우겠습니까? 그게 인생이라고, 그게 삶이라고, 그게 세상이라고... 백날 얘기해도,,, 아무리 그래도 슬픕니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합니다. 자신의 부모들을 떠나보낼 때도 그렇게 울지 않았는데 당신을 떠나보내고 나서는 더 많이 울고 더 많이 슬펐다고...

대통령님, 당신의 영혼을 가진 사람, 유시민은 피를 토하며 외칩니다. 야권연대와 공동정부로 권력을 창출해서 이 슬픔과 억울함과 당신을 지키드리지 못한 미안함을 달래자고... 그리고 국민을 위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회복하자고, 그리고 사람세상을 만들자고...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유시민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한명숙과 이해찬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김두관과 안희정과 이광재를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문재인과 김경수와 김정호를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문성근과 명계남과 이기명선생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당신과 뜻을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대통령님,,, 권력을 다시 창출하는 길은 오직 한 길 뿐인 것 같습니다. 야권연대와 공동정부뿐인 거 같습니다. 대통령님 말씀해 주십시오. 야권연대를 위한 구체적인 정치일정을 마련하고, 공정한 경쟁을 위한 시스템을 확보하라고,,, 그리고 합리적인 공동정부 수립을 위해 연구하라고...

대통령님, 당신을 편히 보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영원히 당신과 함께 웃으며 얘기하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러나... 그 죄송한 마음을,,,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과 국태민안으로 승화시킨다면 그 죄송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노짱님, 사랑합니다. 정말 그립습니다. 당신의 그 개궂은 장난끼와 유머와 그 폭넓은 지식과 사상이 무지 그립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과 함께 한 시간들, 당신과 동시대를 사는 것이 행복이었고, 또한 슬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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