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조기 위암에서 감시림프절 생검 시행 후 전이 음성인 경우 위절제술이 아닌 위 보존 수술 적용이 가능하며,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과 영양 상태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위암 센터 류근원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위암의 표준 수술은 위절제술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조기 위암의 치료 역시 일부 내시경 절제술을 제외하고는 모든 조기 위암 환자에서 최소 60~70%의 위 절제와 위 주위 림프샘절제를 시행하는 표준 위절제술을 시행해왔다.
종양 직경 3cm 이하의 조기 위암의 경우 림프절 전이 확률이 10% 내외로 나머지 90%에서는 위 보존 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나, 수술 전 또는 수술 중 림프절 전이 여부를 정확하게 알 수 없어 재발 방지를 위해 표준 위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위암을 조기에 발견한 환자라 하더라도 표준 위절제술을 적용받게 돼 위절제술 후에 발생하는 소화기 증상이나 전신 증상으로 인해 삶의 질 저하를 겪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연구팀은 ‘조기 위암 환자에서 복강경 위 보존 수술을 위한 감시림프절 생검: 무작위 임상연구’(Laparoscopic sentinel node navigation surgery for stomach preservation in patients with early gastric cancer: A randomized clinical trial)를 통해 조기 위암의 표준 수술인 위절제술이 아닌 감시림프절을 이용한 위 보존 수술이 위절제술과 비교할 때 수술 후 사망률 차이가 없으며 환자의 삶의 질과 영양 상태를 향상시킨다는 것을 밝혀냈다.
책임저자인 류근원 국립암센터 위암센터 교수(종양외과학연구과 수석연구원, 외과 전문의)는 국내 7개 대학병원 16명의 공동연구진과 함께 580명의 조기 위암 환자에 대해 전향적 다기관 3상 무작위배정 임상연구를 수행한 결과 이번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조기 위암으로부터 처음으로 전이가 일어나는 림프절인 감시림프절을 이용한 위 보존 수술을 시행한 결과를 분석했다. 수술 중 방사성 동위원소와 색소를 사용해 감시림프절 생검을 시행하고 병리 검사상 전이 음성인 경우, 조기 위암 부분만을 절제하고 나머지 위를 보존하는 수술을 시행해 그 결과를 표준 위절제술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감시림프절 위 보존 수술 후 일부 환자에서는 재발 또는 보존된 위에서 이시성 위암이 발생했으나, 연구팀은 이 경우 표준 위절제술을 추가 시행하면 최초에 표준 위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와 동등한 생존율을 유지함을 확인했다.
또한, 위 보존 수술을 받은 환자는 일반인에 가까운 식생활과 일상생활이 가능해 삶의 질이 향상되고 영양 상태도 개선됨을 밝혀냈다.
류근원 교수는 “기존에 감시림프절 위 보존 수술이 가능할 것이라는 추측은 있었으나 검증하지 못했다”라면서 “이번 다기관 3상 연구를 통해 생존율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조기 위암에서 위 보존 수술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임상에서 시행하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강경 감시림프절 위 보존 수술은 일부 환자에서 재발 또는 이시성 위암 소견이 발견되더라도 추가로 표준 위절제술을 시행하면 표준 수술과 비교해 사망률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조기 위암 환자의 삶의 질까지 제고할 수 있다”라며 “향후 이러한 수술방법이 실제 시행될 수 있도록 의료계와 보험체계 등 제반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2022년 3월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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