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한국 청장년 90% “트라우마 1번 이상 경험”…평균 4.8개

pulmaemi 2022. 2. 7. 15:16

[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우리나라 청장년 10명 중 9명은 일생동안 적어도 한 번 이상 트라우마를 겪어봤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 제417호 ‘한국 청장년의 트라우마 실태’를 통해 2021년 7월 9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청‧장년(20~50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트라우마 경험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먼저 보사연은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한국의 트라우마 문제를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총 22개 유형의 트라우마를 구분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9.9%가 22개 유형의 트라우마에 대해 일생 동안 적어도 1개 이상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평균 4.8개의 트라우마를 경험했다.

평생 경험한 트라우마 수는 남성이 평균 4.9개로 여성(4.6개)보다 다소 많았다, 반면 아동기에 경험한 트라우마 수는 여성이 2.8개로 남성(2.6개)보다 많았다.

 

세대별로는 20~30대(평생 4.4개) 보다 40~50대(평생 5.1개)가 더 많은 트라우마를 경험했는데, 이 역시 아동기 경험만 놓고 볼 때는 20~30대 청년층에서 더 많은 유형의 트라우마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장년의 30% 이상이 경험하는 다빈도 트라우마는 교통사고, 자연재난, 신체폭력, 사고, 성적 경험, 화재 또는 폭발인데, 사고와 관련된 것이 주를 이루고 있어 이와 같은 유형의 사건에 특화된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트라우마 경험자는 정신건강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들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한편 트라우마 경험이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점차 회복되기도 하고 외상 후 성장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로 트라우마 경험자의 다수가 사건 경험 이후 회복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인식(85.6%)하고 있었다. 다만 트라우마가 충분히 애도 또는 해소됐다고 응답한 비율(65.1%)은 긍정적 인식에 비해 낮았다.

외상 후 성장 경험률도 76.3%에 달했지만 이 역시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인식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었다.

연구책임자인 보건정책연구실 미래질병대응연구센터 채수미 센터장은 “조사 결과 응답자의 다빈도 트라우마는 교통사고, 자연재난, 신체폭력, 사고, 성적 경험, 화재 또는 폭발 등이었음이 확인됐는데, 인구집단별 문제는 또 다른 양상을 보였다”며 “대상별로 중점 전략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으며 트라우마의 유형별, 대상자별 심층 분석이 이뤄져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트라우마 정책 수립에 앞서 한국 사람들의 트라우마 경험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며, 향후 트라우마 경험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의 질환이 아닌 트라우마 경험 실태가 주기적으로 점검될 수 있는 국가 조사 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