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세상

체포영장 청구의 의미와 그 의도....

pulmaemi 2009. 12. 17. 09:20
(서프라이즈 / 어흥이 / 2009-12-16 21:45)


체포영장 청구의 의미와 그 의도
(서프라이즈 / 어흥이 / 2009-12-16)


형사소송법 제 200조의 2 (체포)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검사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

 

검찰이 한 전 총리에 대해 조만간 "체포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모두들 알다시피 체포영장은 구속영장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위의 형사소송법에도 나와있듯이 피의자가 검찰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 청구하는 것으로, 지금까지의 관례상 법원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청구하면 그 발부를 허락해 왔습니다.

즉, 체포영장은 피의자에게 "범죄의 증거가 있는지"와는 전혀 관련없는 개념으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 검찰이 청구를 하면 거의 예외 없이 발부되는 것이지요. 그 이후 과정은 48시간 동안 조사가 가능하며 조사를 마친 후에는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계속 하든지 아니면 구속영장을 청구하든지 결정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지난번 "범죄의 증거"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리하여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났었던 정연주 전 KBS 사장의 경우에도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던 예에서 보듯이 이번에도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하면 발부될 확률은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체포영장의 발부가 한 전 총리의 범죄 여부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보수 언론들은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그 영장이 갖는 실질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하이에나 같이 달려들어 한 전 총리를 범죄자로 취급하며 물어뜯을 것이 뻔합니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체포영장이 판사에 의해 거부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겠으나 그럴 확률은 매우 낮아 보이고, 설사 발부되더라도 48시간 후에는 불구속 수사로 전환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구속영장의 청구는 영장실질심사 등 엄격한 절차가 있기 때문에 애당초 "증거"가 없는 검찰이 기각될 위험을 무릅쓰고 청구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확언하건대 이번에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한 전 총리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조차 체포영장이 가지는 의미를 잘 모르기 때문에 "거봐라…. 출두하라고 할 때 하지…. 그럴 줄 알았다." 하면서 한 전 총리를 "범죄자"로 낙인찍게 될 겁니다. 조중동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사설 등으로 확인사살하며 여론을 왜곡하겠지요.

 

그들에게 있어 한 전 총리가 재판을 거쳐 "무죄"가 선고되느냐 하는 것은 애당초 관심사항이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전개될 과정을 생각하니 참으로 가슴이 답답합니다.


체포영장 발부 후 앞으로의 전개 예상
(서프라이즈 / 어흥이 / 2009-12-17)


역시 한 전 총리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예상했던 일이라 별로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지금부터가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검찰은 일단 강제구인을 하지 않고 자진출두를 요청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시간 이후부터 보수언론들은 한 전 총리의 검찰청 출두를 요구하며 낙인찍기에 들어갈 것이고… 체포영장의 의미를 잘 모르는 일반국민들에게 "한명숙 범죄자"라는 예단 심어주기에 돌입할 겁니다.

 

그런데 한 전 총리 측은 체포영장이 발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청 출두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만약 한 전 총리가 계속 출두를 거부하면 어떻게 될까요? 우선 여론이 분명히 안 좋아질 겁니다. 그리고 강제구인을 하라는 여론이 비등해질 겁니다. 그렇다면, 검찰이 강제구인할까요? 만약 강제구인을 한다면 검찰로서는 그 후가 더 문제일 겁니다.

 

지금 검찰은 한 전 총리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하며 재판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대한 시간을 끌며 내년 지방선거까지 가겠다는 얘기겠지요.

 

그런데 체포영장이 청구되면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든지 아니면 불구속수사를 하든지 양자 간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강제구인을 한다면 명분상 구속영장을 반드시 청구해야 합니다. 구인까지 했는데 불구속수사를 한다는 것은 전례에도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과연 검찰이 그런 무리수를 둘까요? 만에 하나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그날로 이 수사는 끝이 나는데… 그런 위험한 일을 과연 검찰이 할까요?

 

그래서 일단 한 전 총리 측이 출두를 거부하기로 결정한 것은 전략적으로도 올바른 선택이라고 봅니다. 이제 시간이 지날수록 한 전 총리를 구인하라는 여론이 비등해질 텐데 검찰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궁금합니다. 과연 수용하여 구인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아니면 그냥 지켜보고 있다가 48시간 후 불구속 수사를 진행시킬지…

 

조만간 대략적인 윤곽이 잡히겠지만 전 후자라고 봅니다.

 

(cL) 어흥이





이글 퍼가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