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생산금지 및 회수 이후에도 55명 영유아 피해자 발생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사망률이 25%에 달하며, 10대 미만의 영유아는 10명 중 8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10주기를 맞아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연령대와 성별, 사망과 생존의 특징, 질병별 상태 등을 확인하고자 이뤄졌으며, 올해 7월까지의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인정자 4120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우선 연령대별 피해구제 인정자로는 10대가 1241명으로 집계돼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40대(658명), 60대(549명), 50대(456명), 70~80세(440명) 순으로 나타났고, 30대와 10대 미만도 2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망자는 총 1016명으로 전체 피해구제인정자 4120명 중 1016(25%)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4명 중 1명이 사망한 셈으로, 가습기살균제의 치사율이 매우 높았다.
연령대별 사망자는 60대와 70대가 각각 237명과 235명으로 집계되면서 60·70대가 가장 많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10대 미만이 187명, 50대가 126명으로 집계됐으며, 그 외 연령대는 두 자릿 수 이하의 사망자 수를 기록했다.
연령대별 사망률은 10대 미만이 77.3%로 분석돼 영유아 10명 8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대의 사망률이 1.2%인 것과 대비되는 수치라 할 수 있다.
이어 70세 이상부터는 50% 대의 사망률을 기록했으며, ▲60대 43.2% ▲30대 28.7% ▲50대 27.6% ▲20대 13.1% ▲40대 7.9% 순으로 집계돼 영유아 다음으로 60세 이상 고령층의 사망률이 높았다.
센터는 10대 미만의 사망자가 많음은 물론, 사망률도 높은 이유에 대해 “영유아와 어린이들이 생물학적으로 취약한 나이대이고, 특히 영유아는 키가 작고 누워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 가습기와 살균제에 노출된 시간과 노출량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발달과정에 있는 몸집이 작은 영유아들이 같은 량의 살균제에 노출되더라도 10대 이상보다 훨씬 큰 건강상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 센터는 10대~50대 연령대 중 30대 사망률이 28.7%로 높은 것에 대해 산모피해자가 많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가습기살균제를 결혼 초기 임신과 출산 및 영유아 양육시기에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센터는 10대의 피해자가 많은 것에 대해 10대 미만의 영유아와 어린이들에게 가습기살균제 노출피해자가 집중됐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사망했고, 살아남은 아이들이 몇 년의 시간이 흘러 현재 10대 나이대로 집계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실제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는 사건초기인 2011~2015년 사이 1000명 이내였다가 크게 알려진 2016년에 3000여 명이 집중적으로 신고됐다. 살균제 사용이 금지된 이후 5년 여가 지난 시점에 신고가 집중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센터는 제품판매가 금지된 2011년 11월 이후 10년 동안 55명의 영유아 피해구제인정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제품 사용중단 권고가 내려진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정부와 기업의 지속적인 제품 회수 및 사용금지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거”라면서 “제품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사실상 피해가 계속 발생하도록 방치한 것과 다름이 없다”고 비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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