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학교 가기 싫은 청소년, 우울증 가능성↑

pulmaemi 2019. 11. 6. 15:54
윤제연 교수 “청소년 우울증 조기 감지하고 필요한 조치 취하는 계기 기대”
▲우울증 관련 항목별 영향력 (자료=서울대병원 제공)


[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 등교에 잦은 거부감이 있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우울증이 있을 가능성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팀은 전국 청소년 1991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우울증 연구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청소년기에도 충분히 우울과 불안을 겪을 수 있지만 학생 스스로 대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호자인 학부모와 교사 입장에서도 학생의 증상을 조기에 감지해 전문치료기관으로 인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연구팀은 전국에 분포한 15개 중학교와 15개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총 1991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최근 1년간의 우울경험 여부를 조사했다. 이에 전체 1991명 중 271명(13.6%)는 우울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추가적으로 학생들의 건강관련행동(정기적 운동, 건강한 식습관, 공부와 휴식의 균형, 긍정적 마음가짐, 종교 활동 등), 학교생활 만족도(등교에 잦은 거부감, 학교 내에서의 안전함 등), 사회적 지지망(아버지,어머니,형제, 친구, 선생님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지 여부), 성별·나이·체질량 지수 등 21개 항목으로 구성된 자가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이후 통계분석을 통해 우울 경험 여부의 관계를 파악했다.

그 결과 중고생 우울을 조기 감지할 수 있는 요인은 ‘등교에 잦은 거부감’이었다. 학교에 가기 싫다고 자주 느끼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우울증이 있을 가능성이 3.25배 높았다. 

반면에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위해 노력하거나 어머니와 고민을 얘기할 수 있다고 응답한 학생을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우울 위험성이 각각 35%, 4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제1저자인 서울대병원 윤제연 교수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학교와 가정에서 청소년 우울증을 조기에 감지하고 적절한 환경조성, 치료기관연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윤영호 교수는 “다양한 접근을 권장하는 세계적 흐름과 달리 교육부가 발표한 2019년 청소년건강조사가 신체적 건강에만 국한된 것이 안타깝다”며 “정부가 실태만 발표하고 보호자, 지역사회의 노력을 당부만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청소년 건강증진프로그램을 직접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010tnrud@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