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스펙용’ 부정 교수 11명 적발…서울대 교수는 수사 의뢰
특별감사와 추가 접수로 늘어…실태 부실조사 대학 적발도
교육부가 서울대 등 14개 대학에 대해 감사를 벌여 미성년 공저자 논문 건수를 확인한 결과 115건의 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등재시켜 강원대에 합격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 ㄱ교수는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17일 교육부는 강릉원주대·경북대·국민대·경상대·단국대·부산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세종대·연세대·전남대·중앙대·한국교원대 등 14개 대학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 대학은 올 5월까지 진행된 조사에서 논문 부정 사례가 많거나, 부정 사례 은폐 의혹이 제기됐던 대학들이다. 전북대도 본래 특별감사 대상이지만 지난 7월 감사 결과가 이미 공개돼 이날 발표에선 빠졌다.
감사 결과 14개 대학에서 115건의 미성년 공저자 논문 사례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번에 새로 적발된 사례들은 지난 5월까지였던 ‘자진신고’ 기간에 대학들이 교육부에 보고하지 않은 논문들이다. 교육부는 또 5월부터 지난달까지 대학들의 추가 신고를 받은 결과 130건의 미성년 논문이 더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교육부가 조사에 착수한 2017년 이래 확인된 미성년 논문은 총 794건으로 늘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별감사를 통해 확인된 115건과 추가 접수된 130건 등에 대한 연구부정 행위 여부, 위법 활용 여부 등을 관계부처와 검증한 뒤 이르면 내년 3월 중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감사에서 교수가 연루된 것으로 확인된 미성년자 논문 관련 연구부정 사례는 전북대까지 포함할 경우 모두 15건이었다. 서울대·경상대·부산대·성균관대·중앙대·연세대·전북대 등 7개교에서 교수 11명이 연구부정 판정을 받아 해임 및 직위해제 등 처분을 받았다.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올린 뒤 이를 발판 삼아 강원대 수의학과에 편입학시켰다는 서울대 ㄱ교수에 대한 의혹은 이번 감사 결과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강원대에 ㄱ교수 자녀의 편입학을 취소하라고 통보하고, 편입학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 등이 있었는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교육부는 ㄱ교수의 자녀가 지난해 서울대 수의학과 대학원에 입학하는 과정에서도 ㄱ교수 등이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검찰에 추가로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3건의 논문에 자녀를 저자로 등재시킨 서울대 ㄴ교수의 경우 이미 입학전형 자료 보존기간이 지나 실제 대입에 활용됐는지 여부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 교육부는 “ㄴ교수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에는 해당 논문이 기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해당 논문이 연구부정에 해당하는지는 검증한 뒤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 경상대 ㄷ교수의 자녀도 논문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뒤 2015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국내 대학에 진학한 사실이 확인됐고, 부산대 ㄹ교수의 자녀도 미성년 공저자로 논문에 등재된 후 해외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특별감사에서는 대학들이 미성년 논문 사례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거나, 관리하지 않은 사실 등도 다수 적발됐다. 경북대는 자진신고 당시 미성년 논문이 20건이라고 보고했지만 이번 감사에서 13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3건이라고 보고했던 부산대도 14건이 추가로 확인됐고, 서울대(9건), 성균관대·한국교원대(각 8건) 등도 미성년 논문이 더 나왔다. 교육부는 보고 누락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관련 교수·교직원 등 83명을 인사조치하고, 해당 대학에 대해 기관경고 등의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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