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박세용 기자]
최근 한 연구에서 음식의 조리여부가 장내세균 조성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하버드 대학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이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음식의 조리여부에 따른 쥐와 사람의 장내세균 변화를 실험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쥐를 네 그룹으로 나눠 각각 익히지 않은 소고기, 익힌 소고기, 익히지 않은 고구마, 익힌 고구마를 주식으로 먹도록 한 후 각 그룹의 장내세균 조성을 비교했다.
실험결과 익히지 않은 소고기를 먹은 쥐들과 익힌 소고기를 먹은 쥐들의 장내세균 조성에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주식으로 익히지 않은 고구마를 먹은 쥐들과 익힌 고구마를 먹은 쥐들의 장내세균 조성에는 명확한 차이가 나타났다.
익히지 않은 고구마를 먹은 쥐들은 장내세균의 다양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의 한가지 형태인 글리칸(Glycan)의 분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박테로이데스 속의 세균들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연구팀은 이후 감자, 비트, 당근, 옥수수, 콩 등 다양한 섬유질이 함유된 음식들로 동일한 실험을 진행했으나, 감자와 고구마에서만 장내세균 조성의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탄수화물이 열의 노출에 의해 잘 변한다는 점과, 다른 음식들에 비해 감자와 고구마가 높은 비율의 탄수화물을 함유하는 것을 근거로 이 연구결과를 해석했다.
사람에서도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3명의 남성과 5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3일간 익히지 않은 음식들만 먹거나 익힌 음식들만 먹도록 한 후 대변 샘플을 분석해 비교했다.
쥐를 이용한 실험과 마찬가지로 익힌 음식과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은 사람들 사이에서 장내세균 조성의 차이가 나타났다. 하지만 쥐에서 확인한 정도에 비해 차이의 정도는 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우리가 먹는 음식과 장내세균의 관계를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하며 "사람을 대상으로 더 큰 규모와 장기간의 관찰연구를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박세용 기자(seyong72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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