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심혈관질환을 유발해 최대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혈전의 발생이 허벅지 근육량과 상관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벅지 근육이 적은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최대 3배까지 혈전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병훈 교수가 인공슬관절전치환술(무릎인공관절)을 받은 315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5~7일 후 경맥혈전색전증의 가장 정확한 진단방법인 혈관조영CT를 촬영해 2년간 추가관찰해 임상적, 방사선학적 정맥혈전색전증의 유병율을 확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연구는 혈관조영CT 상에서 환자 몸의 근육량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해 각각의 환자들의 근육량을 측정해 이뤄졌다. 이를 통해 근육량에 따라 3분위로 나눠 각각 환자군들에 대해 분석을 시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마취 종류, 고혈압, 당뇨 등의 기저질환, 수혈양 등의 환자정보를 보정해 실제 근육량과 정맥혈전색전증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허벅지 근육 내 위치하는 심부정맥혈증의 경우 허벅지 근육량이 가장 적은 3분위 군에서 약 3배(2.97배)에 달하는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또 양측을 동시에 수술받은 군에서도 허벅지 근육량이 적은 3분위군에서도 똑같이 2~3배(1.73~2.97)의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즉, 근육량이 적은 환자들은 혈전 발생률이 최소 2배에서 최대 3배까지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병훈 교수는 “아직까지 근육량과 정맥혈전색전증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심부정맥혈전증은 뇌경색, 폐색전증, 심근경색 등의 자칫 치명적인 상황으로 이어지는 시한폭탄”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화와 함께 생기는 피할 수 없는 관절염의 합병증 없는 수술을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혹은 수술 전이라도 근육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고령화에 따라서 인공슬관절전치환술이 증가함에 따라 혈전색전증과 같은 수술 후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1년과 비교해 2017년 퇴행성 관절염의 환자수가 13%정도 증가한 380여만명으로 측정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기초로 한 보고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한국 성인 중 12.5%가 골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연령에 따라 비율이 증가해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36.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절염이 증가함에 따라 인공관절을 이용한 관절치환술이 유일한 치료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고령환자의 경우 수술 중 하지 혈류속도의 감소, 혈액 응고가 활성화되는 혈액 상태, 수술 중 지혈 및 지혈대 사용, 과굴곡상태에서의 수술진행과 같은 상황으로 인해 심부정맥혈전증 및 혈전색전증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주로 서구에서 발생하는 혈전색전증은 서구화된 식습관, 정형외과 수술 증가, 고혈압, 복부비만 증가 등의 이유로 아시아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형외과 수술 후 발견되는 발병률은 서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훈 교수 (사진=길병원 제공) |
이병훈 교수는 “정맥혈전색전증은 뇌경색, 폐색전증, 심근경색 등의 치명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수술 후 합병증으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조기 보행, 간헐적 기계적 압박치료,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등의 복합치료가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부정맥혈전증은 10~40%, 폐색전증은 1%에 달하는 유병률을 보여, 관련 위험인자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근육량도 혈전색전증과 관련이 있는 만큼, 혈관 건강을 위해서도 체내 근육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Low relative muscle volume: Correlation with prevalence of venous thromboembolism following total knee arthroplasty’라는 제목으로 올해 ‘impact factor 3점대’의 SCI저널 “PLOS one”에 개재됐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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