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본격적인 휴가철, 달콤한 휴가를 보내기 위해 떠나는 건 좋지만 장시간 비행은 대책이 필요하다. 기내에서 나타날 수 있는 조금은 불편한 증상과 건강을 챙기는 팁을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김대식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 기압 차이로 인한 귀 질환
갑작스러운 기압 변화로 귓속 기관의 공기압 조절이 잘 되지 않아 발생하는 ‘항공성 중이염’은 기내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중이염은 감기에 걸린 후 하나의 합병증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항공성 중이염은 외이와 중이의 압력을 같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유스타키오관이 오작동하여 압력 조절을 못해 생긴다.
통증과 출혈이 동반되기 때문에 비행기 이·착륙 시 항공성 중이염 증상으로 우는 아이들을 기내에서 종종 볼 수 있다. 항공성 중이염을 예방하려면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고, 이·착륙 중에는 유스타키오관이 열릴 수 있도록 껌을 씹거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 외이와 내이의 압력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게 기압감소 귀마개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들의 경우 사탕을 빨게 하거나 젖꼭지를 물리면 좋다. 이전에도 귀 통증을 겪은 적이 있다면, 비행기 탑승 전 약을 미리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귀 통증이 지속된다면 엄지와 검지로 코를 잡아 막고 입을 닫은 후 코 뒤로 공기를 살살 넣는 발살바 방법을 사용해 볼 수 있다. 단, 심한 압력이 가해지는 경우 고막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 생체 리듬이 깨져서 생기는 비행 피로(Jet lag)
장시간 비행으로 여행을 떠나면 모든 것이 평소와는 다른 환경이다. 특히 시차가 생기면 우리 몸의 생체 시계가 갑작스럽게 변해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시차에 따른 비행 피로 증상으로는 피곤, 수면장애, 소화불량 등이 있다.
보통 한 시간의 시차를 극복하는 데 하루가 걸린다고 본다. 장시간 비행을 한다면, 완벽히 시차 적응을 하기도 전에 다시 귀국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럴 경우 다양한 노력을 통해 시차를 극복해야 한다. 우선 출발 전부터 도착지 시간대에 맞춰 일찍 혹은 늦게 잠이 든다.
동쪽으로 여행을 가는 경우 여행 가기 전 3일정도 아침에 30분 이상 충분한 햇볕을 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출발일에는 아침부터 도착지 시간에 맞춰 생활하면 도움이 된다. 비행기 탑승 후에는 식사는 가볍게 하고 커피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여행지에 도착해서는 낮에 충분히 햇볕을 쬐고 밤에는 최대한 어둡게 한 상태로 잠드는 것이 생체 리듬 회복에 도움이 된다.
◇ 심부정맥 혈전
장시간 앉아 있으면 자연스레 골반의 정맥이 눌리는데, 심장으로 가지 못한 일부 혈액이 정체되고 점도가 높아지면 혈액이 뭉치면서 혈전이 만들어진다. 6시간 이상 앉아서 비행할 경우 피의 흐름이 둔해진다. 각종 연구 결과에 따르면, 90분 동안 앉아있으면 무릎 뒤의 혈류가 반으로 줄고, 혈전 생성 위험은 2배로 증가하며, 비행시간이 두 시간 길어질 때 마다 혈액 응고 위험은 26%씩 높아진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다리가 붓거나 숨 막히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초음파나 혈액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고, 항응고제를 투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진단과 치료가 늦어져 사망에 이르거나 합병증을 앓는 사람이 많다.
장시간 비행 중 1~2시간 마다 기내 통로를 걷거나 다리를 주물러 주고, 앉아 있을 때에도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며 종아리 근육을 자극해 정체된 혈류를 풀어주자. 또 꽉 끼는 옷보다는 헐렁한 옷을 입고, 커피나 다른 음료보다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 허리통증
장시간 비행 시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우리 몸의 중심축 척추는 앉아있을 때에도 압박을 받는다. 자세가 구부정하거나 삐딱할 경우 척추에 가해지는 압박이 커지며 통증이 심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좌석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깊숙이 넣고 허리를 펴고 앉아야 한다. 목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목 배게나 허리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허리 쿠션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신체를 압박하지 않는 편안한 옷과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1~2시간마다 기내 통로를 걷거나 화장실을 오가며 오래 앉아서 쌓인 피로를 풀어주어야 한다.
통로에서 기지개를 켜거나 5분 정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움직임이 없었던 인대와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안구질환과 피부 건조
눈은 우리 몸에서 가장 예민한 부위로, 장시간 비행 시 기내의 낮은 습도로 인한 안구건조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의 편안함을 유지하도록 하는 눈물층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눈곱이 끼거나 작열감, 흐리게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평소에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기내에 인공 눈물과 안약, 연고를 지참하고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피부건조도 문제다. 기내의 습도는 15% 내외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쾌적함을 느끼는 습도인 50~60%에 비해 굉장히 낮다. 따라서 장시간 비행 시에는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피부 보습용 미스트 혹은 시트 마스크를 챙기거나 평소 사용하는 보습 제품을 덧발라 주는 것이 좋다.
또, 피부나 입술의 탈수 증상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수분 보충을 위해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커피나 콜라, 술은 오히려 탈수 증상을 초래함으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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