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강한 항콜린제 장기간 복용하면 치매 위험 증가

pulmaemi 2019. 5. 9. 15:01
연 120일 이상 복용 노인, 비복용 노인 비해 최대 83% 증가

[메디컬투데이 이경호 기자] 

항콜린성이 강한 약물을 장기간 많이 복용하면 알츠하이머 발생의 위험을 높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비교적 젊은 노인일수록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역학연구실 조성일 교수와 정경인 박사(약학정보원 학술정보센터장)는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코호트연구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3년에 강한 항콜린제를 처음으로 사용한 노인 19만1805명을 대상으로 해당약물의 누적사용량과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생 위험을 조사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기간(9~12년) 사용을 관찰했을 때 복용량이 연 120일 이상인 그룹과 연 50일~119일인 그룹은 거의 사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알츠하이머의 발생위험이 각각 39%, 19% 높았다. 

특히 비교적 젊은 노인(2002년에 60~65세)의 경우 복용량이 120일 이상인 그룹과 연 50일~119일인 그룹은 각각 83%, 43% 증가했다.

이와는 달리, 약한 항콜린성 약물의 경우 알츠하이머의 발병과 관련이 없었다. 

정경인 박사는 "본 연구는 노인에서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는 강한 항콜린성 약물의 사용이 알츠하이머 발생의 위험까지 높일 수 있음을 제시했다"며 "한국 노인을 대표하는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인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더불어 "특히 젊은 노인에서 그 위험이 더 높음을 밝힌 최초의 연구로 좀 더 이른 나이부터 항콜린성이 강한 약물의 적절한 사용으로 알츠하이머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연구는 지난 1일 Nature 출판사의 Scientific Reports 저널에 발표됐다.

항콜린제는 중추신경 또는 말초신경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항콜린성이 강한 약물은 감기나 알러지와 같은 흔한 질환부터 우울증, 요실금 등과 같은 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사용되어 성분으로는 58개, 의약품으로는 800여 종류에 이른다.    
메디컬투데이 이경호 기자(seddok@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