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이경호 기자]
라면ㆍ국수ㆍ우동 등 면류 식품을 주(週) 5회 이상 먹은 여성이 8년 후 고혈압을 갖게 될 위험이 면류를 일절 먹지 않는 여성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에선 면류 섭취 빈도와 고혈압 사이에서 상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16일 경희대 의학영양학과 김지혜ㆍ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 강윤희 교수팀이 질병관리본부의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에 참여한 40∼69세 남녀 5018명(남 2439명, 여 2579명)을 대상으로 면류 섭취 빈도와 고혈압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은 연구 개시 당시(2001∼2002년) 고혈압이 없는 상태였다. 연구팀은 2009∼2010년까지 8년 동안 2년에 한 번 꼴로 이들의 고혈압 여부를 검사했다.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이거나 혈압약을 복용 중이면 고혈압 환자로 분류했다.
연구가 진행된 8년 동안에 1377명(남 710명, 여 667명)이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주 5회 이상 면류를 섭취한 여성의 고혈압 발생 위험은 면류를 일절 먹지 않는 여성의 2.3배에 달했다. 면류를 전혀 먹지 않는 여성 대비 주 1회 미만 먹는 여성의 고혈압 발생 위험은 1.37배, 1회 이상 3회 미만 먹는 여성은 1.6배, 3회 이상 5회 미만 먹는 여성은 1.7배였다.
남성에선 면류 섭취 횟수와 고혈압 발생 간 특별한 상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흰 쌀이나 빵을 자주 먹은 사람과 적게 섭취한 사람도 고혈압 발생 위험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
면류 섭취가 잦은 여성에서 고혈압 위험이 높은 것은 면류 섭취가 식품 섭취의 댜양성(diversity)을 방해한 탓으로 연구팀은 풀이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은 면류를 김치ㆍ깍두기ㆍ흰쌀밥 등과 함께 섭취하는데 이런 정제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가 식품 섭취의 다양성을 축소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고혈압의 예방ㆍ관리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고혈압 발병 시 식품 섭취의 다양성 등 식사 요인에 의한 영향을 여성이 남성보다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며 “잦은 면류 섭취가 중년 이상 한국 여성의 고혈압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한국의 중년 이상 여성에서 면류 섭취는 고혈압 발생과 양의 상관관계)는 한국영양학회와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가 발간하는 영문 학술지(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 최근호에 소개됐다.
메디컬투데이 이경호 기자(seddok@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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