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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신경병증 환자, 유전진단 통한 인공와우 이식 빠를수록 청력회복↑

pulmaemi 2019. 4. 10. 15:07
청각신경병증 국내 환자 90% 이상 OTOF 유전자 변이와 연관

[메디컬투데이 이경호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이 국내 ‘선천성 청각신경병증’ 환자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염기서열분석법으로는 놓치기 쉬운 특정 유전자 변이를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토콜을 제시해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 선천성 중고도 난청은 1000명의 신생아 중 1명의 비율로 태어나며 이중 약 8% 정도를 청각신경병증이 차지한다. 이러한 청각신경병증은 내이까지 정상적으로 들어온 소리가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 장애가 발생해 고도난청을 일으키는 질환인데, 원인과 양상이 다양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고 치료 결과를 예측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중에서도 OTOF 유전자 변이(신경전달물질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로 돌연변이가 생길 경우 청각신경병증이 발생)에 의한 청각신경병증은 오직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통해서만 청력을 회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효과 또한 우수해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한국인에서의 유전적 특성이나 유전자 변이의 적절한 진단법에 대한 연구가 미진해 조기 진단 및 치료에는 한계가 있어왔다. 

이에 교수팀은 청각신경병증으로 진단된 환자의 가계도 조사와 염기서열분석을 통해 OTOF 유전자 변이의 종류와 비율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국내 청각신경병증 환자의 유전진단을 위해 통용되는 염기서열분석법의 한계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검사법도 제시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국내 청각신경병증 환자 중 90.9%가 OTOF 유전자의 변이와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청각신경병증은 잔존 청력이 남아있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고, 때론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어 적절한 수술 시기를 결정하기가 까다롭다”며 “청각신경병증의 다수를 차지하는 OTOF 돌연변이가 발견된 경우라면 늦지 않게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문제점은 최근 널리 사용되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인 NGS 방식으로는 국내 선천성 청각신경병증 환자에서 흔하게 관찰되는 OTOF 유전자의 특정 변이가 선별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이로 인해 인공와우 이식수술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유전자분석 결과를 토대로 유전자 변이를 진단하는 새로운 프로토콜을 제안했다. 새로운 프로토콜은 국내 청각신경병증 환자에서 발견되는 OTOF 변이 총 7종에 대해 직접적인 염기서열분석을 시행함으로써 놓치는 부분 없이 돌연변이에 의한 청각신경병증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청각신경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인공와우 수술 시기에 따른 청력회복 정도를 비교해 분석했다. 만 18개월 이전에 이식수술을 한 그룹(5명)은 수술 후 6개월째 시행된 청각수행능력 결과에서 4.2점이었던 반면, 18개월 이후 수술한 그룹(5명)은 1.5점으로 나타나 수술 시기에 따라 청력회복수준에 현저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최 교수는 “앞으로는 선천성 청각신경병증을 확인할 수 있는 적절한 유전진단법으로 OTOF 유전자 변이를 놓치지 않고 조기에 선별할 수 있게 됐다”며 “선천성 청각신경병증을 둔 부모의 경우, 이러한 유전자 검사를 늦지 않게 받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청각신경병증의 치료나 수술의 시행 여부를 보다 빨리 결정함으로써 청력의 회복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중개의학저널)’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이경호 기자(seddok@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