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박정은 기자]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지만 봄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이들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들이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차가 심한 환절기가 되면 가뜩이나 예민한 코와 기관지를 가진 사람들은 자극을 많이 받아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봄철 꽃가루는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꽃가루알레르기가 있다면 꽃가루와 유사한 단백질구조를 갖고 있는 과일을 먹을 때도 구강알레르기증후군을 겪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전유훈 교수와 순천향대학교병원 공동연구팀은 자작나무 알레르기와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186명을 조사한 결과 44%가 구강알레르기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강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은 사과, 키위, 복숭아, 파인애플 순으로 가장 많았고, 견과류와 채소도 있었다. ‘아토피피부염과 자작나무 감작이 있는 소아의 구강알레르기증후군 특징(Clinical Characteristics of Oral Allergy Syndrome in Children with Atopic Dermatitis and Birch Sensitization)’이라는 제목의 이번 연구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SCI급 국제학술지인 ‘대한의과학저널(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올해 1월호에 게재됐다.
전 교수는 “구강알레르기증후군은 보통은 입 주변과 입안이 간지럽고 붓는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기침과 호흡곤란과 같은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고 심하면 과민반응성 쇼크인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수 있다”며 “아이가 아토피피부염과 꽃가루알레르기가 있다면 혈액이나 피부반응 검사로 어떤 식품에 민감한지 확인하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은 후 원인식품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봄에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꽃가루는 4, 5월에 꽃을 피우는 자작나무, 참나무, 소나무 같은 수목류다. 꽃가루는 오전 6~10시 사이에 가장 강하게 날린다. 때문에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이 시간에는 되도록 창문을 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하는 경우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하며, 외출 후에는 세수나 샤워를 해서 얼굴과 몸에 붙은 꽃가루, 미세먼지, 황사 등을 잘 제거해야 한다. 옷도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 좋다.
봄만 되면 아침마다 재채기를 자주 하며 코를 비비고 콧물 또는 코막힘으로 자꾸 훌쩍거리거나 킁킁거리는 경우 알레르기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코막힘은 밤에 자주 나타나서 환자는 입으로 숨을 쉬게 되고 코골이와 수면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전유훈 교수는 “코막힘이 만성적으로 나타나게 되면 치아부정교합이 생길 수 있고, 멍하게 입을 벌리고 있는 아데노이드 얼굴형으로 얼굴 모습까지 변할 수 있다”며 또 “코가 자꾸 가렵기 때문에 코를 찡긋찡긋하거나 자꾸 비벼 콧등에 주름이 생기기도 하고, 알레르기비염 환자들은 코를 자주 만지고 코 안의 점막이 부어서 혈관이 약하기 때문에 코피도 자주 난다”고 말했다.
알레르기비염 환자들은 알레르기결막염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눈이 가렵고 눈물이 자꾸 나면서 눈 안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이 붉어진다. 계절에 상관없이 발생하는 통년성 알레르기결막염 보다는 봄․가을로 심해지는 계절성 알레르기결막염이 증상이 더 심하다. 봄철 각결막염은 눈부심과 통증까지 나타나며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내원해서 치료받아야 한다.
환절기가 되면 천식환자도 상태가 악화되기 쉽다. 갑자기 숨쉬기가 어렵고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들리거나 발작적인 기침을 하면 천식의 급성악화를 의심해야 한다.
전유훈 교수는 “천식 증상이 심해지면 바로 증상완화제를 처방받아 사용해야 하며 증상이 좋아진 후에도 다시 증상악화가 생기지 않도록 꾸준히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부도 미세먼지, 황사, 온도변화, 꽃가루 등의 자극으로 트러블을 일으키기 쉽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환자들은 자극을 받으면 심해지기 때문에 봄이 되면서 악화될 수 있다. 목욕할 때 저자극성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하고 보습제를 자주 발라주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전유훈 교수는 “호흡기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지지 않으려면 코와 기도의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습도조절에 신경을 쓰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며 “아침․저녁으로 온도가 갑자기 떨어질 때는 장시간 외출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피부에 보습제를 자주 바르고 양치질을 자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정은 기자(pj9595@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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