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암 생존자는 치료 후 다시 직업과 사회에 복귀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암 생존자의 원활한 직업복귀를 위한 사업장 환경 및 연계과정에 대한 평가 수준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양은주 교수, 심혜영 박사(제1저자) 연구팀은 직업환경의학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암 생존자의 업무적합성 평가 및 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는 인식과 제도가 부족하다는 연구결과를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했다.
국내 암 진단 및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5년 상대 생존율(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70%를 넘어섰으며, 암 유병자는 173만 명(1999년부터 2016년까지)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암 환자 중 절반은 직업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근로가능인구집단’이지만, 이들의 직장 복귀율은 단 30.5%에 불과한 수준이다. 63.5%인 해외 평균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암 생존자는 치료로 인한 병가기간 동안 무료함과 외로움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우울증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반대로 암 생존자들이 다시 직장에 복귀했을 때는 삶의 질이 상당히 향상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암 생존자의 직업복귀는 사회에 재통합하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연구팀은 국내 직업환경의학 전문가 44명을 대상으로 암 생존자의 업무적합성평가 경험, 사업장 연계 현황, 직장복귀 개선방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암 환자의 직업복귀에 대한 인식과 현황에 대해 분석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암 생존자 ‘진료 경험이 있는 사람’은 25.0%(11명), ‘경험이 없는 사람’은 75.0%(33명)로 확인됐다. 진료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연평균 12.6명의 암 생존자를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다수 직업환경의학 전문가는 암 생존자에 대한 진료 경험이 낮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암 환자 직원이 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재활 기간이 필요한 경우, 사업장 관리자는 직원의 재활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40.9%가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실제 사업장의 지원과 배려가 불충분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직업환경의학 전문가도 암 환자와 의사소통하는 것이 다른 질환의 환자와 의사소통 하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힘들다는 의견이 61.4%로 암 생존자와의 의사소통에 장벽이 있음이 파악됐다.
또한, 이들은 암 환자를 진료하고 상담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정보를 얻고 있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암 환자의 치료를 도운 주치의들이 직업환경의학 전문가의 역할을 알고 있는지 질문한 결과 ‘잘 모른다’는 의견이 56.8%로 전문 의료진간의 업무이해도 역시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암 생존자 직업복귀를 저해하는 장애 극복 방안에 대해서는 근로자 본인의 직업복귀 능력 배양, 직장 내 근로 환경 개선, 사내 복지기금 마련 및 혜택, 사업주의 인식 개선 등을 꼽았다. 사회제도 측면에서는 단계적인 재활 프로그램 도입, 사회인식 측면에서는 교육을 통한 일반인의 암에 대한 이해도 향상 등이 거론됐다.
양은주 교수는 “암 생존자는 암 치료에 대한 후유증으로 신체적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재활치료와 훈련을 받는다면 직장에 복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며 “신체 상황과 업무 요구도에 적합한 평가가 이뤄지면서 사업장과 의료인의 소통과 연계 바탕으로 암 생존자 맞춤형 근로 환경이 제공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덧붙여 심혜영 박사는 “암 생존자는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편견이 존재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암 환자들이 직장에 복귀하고 싶어 한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직장과 사회에 복귀 할 수 있도록 사회 전체적인 인식개선과 함께 기업이나 국가에서는 치료 및 검사를 위한 유급 휴가를 지원해준다 거나 탄력 근무, 적절한 직무 변경 등을 함께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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