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등 희귀암, 전체 암 중 16% 차지

pulmaemi 2019. 2. 24. 06:38
희귀암 발병률 20대 이하 최다…30대 뒤이어 
의료비용 혈액암 가장 많아…기타 내분비암-뇌·중추신경계암 순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 

혈액암 등 희귀암이 전체 암 발생의 16%가량을 차지하며 20대 이하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연구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희귀암의 질병 부담(disease burden)에 관한 연구’ 자료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의 암 발생을 조사해 10만명당 6명 미만의 발생을 보이는 희귀암 50개 코드와 그 외의 12개의 일반암 코드로 분류했다.

위암, 대장암, 간암, 췌장암, 폐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갑상선암, 비호지킨림프종 등 12개 암종을 일반암으로 구분했고 희귀암으로 분류된 암종은 전체 암발생의 15.8%를 차지했다. 

희귀암 발생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희귀암종 중 가장 흔한 계통은 소화기계통이었으며, 다음으로 여성생식기관, 혈액암, 피부암, 두경부암 및 중추신경계 암 순서였다.  

일반암은 유방암과 갑상선암, 자궁경부암을 제외하고 남자에서 발생이 많았으며, 희귀암에서는 남녀의 발생차이가 비슷하거나 약 15배까지 차이가나는 암종까지 다양한 분포를 보였다. 

대부분의 희귀암은 남자에서 발생 빈도가 높았으나, 항문암, 담낭암, 피부암, 복막암 및 중추 신경계암은 여자에게서 발병이 더 많았다. 

전체 희귀암 발생에 있어서 연령별로 보았을 때 20대 이하에서 발생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약 71%), 30세 이하에서도 약 30%로 높게 나타났다. 30대 이하의 젊은층에서 희귀암의 비율이 높은 까닭은 이러한 연령대에 발생하는 종양의 발생이 유전학적 요인에 의한 것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해부학적 원발병소에 따라 계통별로 분류했을 때 두경부암, 골 및 관절의 암, 흑색종 및 기타 피부암, 중피성 및 연조직 암, 눈, 뇌 및 중추신경계 암, 원발 미상암 등은 모두 희귀암으로 분류됐다. 

소화기관, 호흡기 및 요로계 암에서는 희귀암이 약 10%미만의 빈도를 차지했다. 여성생식기 암과 혈액암 계통에서는 일반암과 희귀암의 비율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유방암과 갑상선 및 기타내분비 암에서는 희귀암의 빈도가 1%미만이었다. 

암환자의 전체 생존율은 일반암에서 70.88%, 희귀암에서 61.09%로 희귀암의 생존율이 전체적으로 저조했다. 1년 생존율은 일반암에서 83.68%, 희귀암은 78.52%였으며, 5년 생존율에서도 일반암은 72.32%, 희귀암이 62.9%로 차이가 있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희귀암 생존율이 더 저조 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희귀암의 생존율이 낮았으며, 의원급에서 진단된 희귀암 환자가 상급 종합병원에 비해 생존율이 저조했다. 희귀암종을 계통별 5년 생존율을 보았을 때 중추 신경계암과 원발미상암은 평균 희귀암의 생존율보다 더 좋지 않았다. 또한 같은 계통 내에서 일반암과 희귀암의 생존을 비교했을 때 양상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소화기관의 희귀암은 평균 이하의 매우 저조한 성적을 보인 반면, 호흡기계의 희귀암은 일반암보다 좋은 생존율을 보였다.  

암환자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분석했다. 여자에 비해 남자에서 사망의 위험이 높았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사망의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소득수준이 증가할수록 사망의 위험이 낮아졌으며, 일반암에 비해 희귀암이 사망의 위험이 높았다. 거주지에 따른 사망의 위험은 서울에 비해 지방의 환자들에서 약간 높았다. 치료기관별로 보면 상급 종합병원에 비해 기타 병원이나 의원급의 환자들에서 사망의 위험이 약간 증가했다.  

암 진단 이후 사망 전까지 발생한 1인당 평균 의료비용 면에서는 입원 및 외래 모두 일반암에서 보다 희귀암에서 지출이 더 많았다. 

성별로 보았을 때 일반암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지출이 더 많았고, 희귀암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의료비용 차이가 거의 없었다. 연령별로 지출을 비교한 결과 70세 이상에서 의료비용 지출이 가장 많았고, 20세 이하에서도 지출이 다음으로 많았다.

혈액암이 1인당 의료비용이 가장 높았고, 기타 내분비암, 원발 미상암, 뇌 및 중추신경계암이 다음으로 평균이상의 의료비용이 지급됐다. 소화기관 희귀암을 제외하고 5년 생존율이 저조했던 희귀암종에서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경향을 보였다.

암 환자들의 진단 전·후 1년 또는 2년간의 의료비 지출을 비교한 결과 전체 치료비용은 희귀암 환자에서 많았고, 진단 1년 후가 지출에서 가장 많은 비율(50%이상)을 차지했다.

연구진은 “현실적으로 치료 옵션이 많지 않고 환자수가 적은 희귀암의 특성을 고려해 임상연구의 방법의 변화시도나 규제의 완화 또한 제도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유럽의 예시처럼 국가적인 임상연구 지원이나 환자 모집이 필요하며, 국제적인 협력 또한 필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choice051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