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경구용 피임약 자살 위험 13% 높인다

pulmaemi 2018. 10. 16. 14:37
연대 정선재·김현창 교수팀 20세 이상 여성 2만7067명 대상 분석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 

경구용 여성 피임약이 자살 위험을 13% 높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선재·김현창 교수팀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9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여성 2만7067명을 대상으로 피임약 복용이 자살 생각 및 자살 시도에 미치는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전체 조사 대상자의 15%(4천67명)가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했다. 이 중 19.9%(812명)가 피임약 복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요인, 생활습관 등을 고려함에도 피임약 복용 자체로 여성 자살사고 및 행동이 약 13% 더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우울증을 앓고 있던 여성들이 피임약을 오랜 기간 복용할수록 자살 충동 위험이 더 높아지는 연관성도 확인했다.

지난해 외국에서 경구용 피임약과 자살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대 연구팀은 50만명의 여성을 8년여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피임약 복용 이력이 있는 경우 자살 위험과 자살 시도 위험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3배, 1.97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에서 어린 나이에 피임약을 복용할수록 자살 관련 위험이 더 커진다는 관계도 포착했다. 이런 위험도는 15~19세가 2.06배, 20~24세 1.61배, 25~33세 1.64배 등이다.

이는 먹는 피임약이 자살이나 우울증 위험도를 높이는 이유가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축 관련 신경전달물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으나 그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정선재 교수는 “피임약 복용이 이후의 자살 충동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동시에 정신건강이 취약한 여성들이 경구피임약을 더 소비하는 것일 수도 있다”면서 “다만 두 가지 경우 모두 경구피임약을 사용하는 여성들의 정신건강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기분장애학회(IISAD)가 발행하는 공식 학회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yjun8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