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업병 사망자 故 이혜정 씨, 뒤늦게 산재 인정

"다시는 저처럼 아픈 이 없었으면 좋겠다"…고인 유지 따라 올 5월 산재 재신청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118번째 삼성 직업병 사망자 故 이혜정 씨가 뒤늦게 산재를 인정 받았다.

지난해 10월 사망한 삼성반도체 전신성경화증 피해자 故이혜정 씨의 유족은 최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인정 결정 통지를 받았다.

앞서 “미안하다고 사과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다시는 저처럼 아픈 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고인의 유지를 생각해서 유족과 반올림은 올해 5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재신청을 했고 지난 4일 근로복지공단 산하 경인업무상질병 판정위원회에서 산재인정 판정을 내린 것.

경인질병판정위는 ‘과거 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에서 유기용제 노출이 있었고, 정황상 열악한 환경적인 요인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거나 최소한 이를 촉진시킨 것으로 판단되며, 직업적 유기용제 노출이 전신성경화증의 발병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고, 결정형 실리카분진, 유기용제 등이 신청 상병의 발병에 기여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종합하여 볼 때 신청 상병과 업무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 심의위원 다수의 의견’이라며 업무상질병으로 판정했다. 

이에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측은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이러한 산재인정 결정에 대해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다만 2014년 10월에 고인이 생전에 산재 신청한 것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진작에 이러한 결론에 이르렀더라면 투병의 고통과 남은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덜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반올림에 따르면 고인을 포함해 현재까지 34명이 근로복지공단 및 법원을 통해 산재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반올림에 들어온 제보자는 380여명에 달한다. 즉, 첨단전자산업 노동자의 직업병에 대한 산재인정 물꼬가 트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산재보상제도는 개선될 점이 많다는 설명이다. 

반올림은 “산재제도 개선 뿐 아니라,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위해서 유해화학물질 정보에 대해 알권리 등 앞으로도 반올림은 전자산업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