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실명의 위험 도사리는 ‘당뇨망막병증’

pulmaemi 2018. 6. 22. 14:09

당뇨합병증 중 하나로 10년 이상 당뇨병 앓은 환자 발생 가능성 높아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당뇨병은 미세혈관계에 병변을 일으키는 대사성 질환으로 관리 소홀 시 협심증,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중, 망막증으로 인한 실명, 족부궤양 등 몸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장애를 초래한다. 특히 눈에 이상이 생기는 당뇨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의 경우 국내 실명 원인 1위로 꼽히는 무서운 질환인 만큼 제대로 알고 관리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기간이 길어질수록 발생률이 증가된다. 당뇨병이 발병한 지 20년이 경과하면 제1형 당뇨병환자의 99%, 제2형 환자의 86%에서 당뇨망막병증이 생겨있으며, 제2형은 3분의 1이 당뇨병성 망막병증에 의해 실명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망막병증은 망막의 병변이 망막내부에 국한되어 있는 비증식성 망막병증과 망막으로부터 신생혈관조직이 유리체강 내부로 자라 들어가는 증식성 망막병증으로 구분된다. 

초기에는 가벼운 정맥 확장과 혈관벽이 탄력을 잃으면서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미세혈관류가 발생하고, 좀 더 진행하면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면서 혈액 성분이 빠져 나와서 망막이 붓고, 출혈이나 삼출물이 생긴다. 모세혈관이 막히면 혈액순환이 안 되는 부위가 늘어나고 망막내부에서 신생혈관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변화들이 망막의 중심부를 침범하게 되면 시력이 저하된다. 좀 더 진행하면 망막이나 시신경 유도, 홍채 등에 신생혈관이 자라나게 되는 증식성 망막병증으로 발전되고, 갑작스런 유리체 출혈이나 견인 망막박리를 초래하여 심각한 시력 저하를 초래한다. 

초기 내지 중기의 변화들이 중심부 망막을 침범하지 않는 경우 전혀 시력이 저하되지 않고 말기까지 진행되어 발견되는 경우가 흔히 있으므로 정기적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뇨병을 진단받는 즉시 안과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당뇨병 환자라면 당뇨망막병증의 임상소견이 없을지라도 적어도 1년에 한번은 안과검사를 받아야 한다. 

가벼운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인 경우는 6~12개월 간격으로, 중등도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4~6개월 간격으로, 심한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3개월 간격으로 경과관찰을 해야 하며, 황반부종이나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2~3개월 간격으로 관찰해야 한다. 

임신은 당뇨병 및 당뇨망막병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일반 당뇨병 보다 자주 안과검사가 필요하다. 임신 초기 당뇨망막병증 정도를 기준으로 망막병증이 없거나 가벼운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인 경우 매 3개월 마다, 중등도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인 경우 4~6주마다 관찰하다가 진행이 발견되면 2주에 한 번씩 검사하고 고위험 인자들이 발견되면 즉시 범안저광응고술을 시행한다. 

소아당뇨병환자에서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한 당뇨망막병증을 갖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사춘기와 같이 급격한 성장으로 신체적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시기에는 갑자기 빨리 진행할 수 있으므로 소아당뇨병환자에서는 사춘기를 전후하여 1년에 2회 안저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당뇨망막병증은 일단 발병하면 정상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혈당조절을 엄격히 해도 그 진행을 멈추지 않는다. 당뇨망막병증의 치료 목적은 적절한 치료를 통하여 진행속도를 늦추고 시력을 가능한 오래 보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망막병증의 첫 번째 치료는 혈당 조절이다. 또한 망막증에 영향을 미치는 혈압, 신장질환, 고지혈증 치료도 중요하다. 병의 진행정도에 따라 레이저치료를 시행하며, 황반의 부종 탓에 시력이 저하됐다면 안구내 주사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생 혈관이 생긴 증식망막병증은 레이저치료를 하고, 비수술적치료의 시기를 놓쳤거나 치료에도 불구하고 진행하여 심각한 시력의 손상이 초래된 경우 유리체절제술 및 망막미세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최근 당뇨병환자의 평균 수명이 점차 늘어나면서 증식성망막병증으로 진행하는 환자의 수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 27만명이던 당뇨망막병증 환자가 2017년 35만명으로 5년 사이 28% 증가했다. 특히 60대 31.3%, 50대 26.7%, 70대 21.5%, 40대 11.8%로, 당뇨망막병증 환자의 96%가 4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안센터 백지원 교수는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그 즉시 안과 검사를, 당뇨병 진단이 아니더라도 40대부터는 정기적인 안과검사를 통해 시력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