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신경계 질환

60세 이상 20% ‘척추관 협착증’… 나쁜 자세가 병 키운다

pulmaemi 2018. 5. 29. 13:18

수술 시간 30분 내외, 피부 절개 않고도 근본적인 원인 해결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직장인 A씨(47·남)는 지난해 11월 허리 전반적으로 심각한 통증을 느끼고 앉아있기도 서 있기도 힘든 상태였다. 척추 전문병원을 찾은 A씨는 척추관 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오랜 직장생활로 허리가 많이 굽어 있었으며 허리통증을 시작으로 종아리, 발가락까지 저림 증상이 나타났다. 전신을 마취하고 절개하는 관혈적 수술을 권유하는 의사의 말에 낙담했지만, 지인의 추천으로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를 찾았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박현진 교수는 두 개의 구멍을 뚫어 내시경을 삽입하는 수술을 하기로 했다. 이 방법은 수술 시간이 30분 내외로 짧아 수술 후 빠른 활동이 가능하고, 크기 5mm의 구멍 2개로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없어 미용상으로도 우수했다. 

박 교수는 한쪽 구멍에 내시경을 삽입해 척추관 협착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냈고 나머지 다른 하나의 구멍으로는 수술기구를 삽입해 통증의 원인이 되는 두꺼워진 황색인대, 골극, 탈출된 추간판(디스크) 등의 병변을 정확하게 제거했다. 

또 마취과와 의논하여 경막외마취로 진행했고 재활의학과와도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사후 재활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여타 다른 과와의 협진을 통해 위험성을 최소화하여 안전한 수술이 가능토록 했다.  

박 교수는 “5mm의 구멍 2개를 통해 척추질환의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가 가능해졌다”며“흉터가 남지 않기를 바라는 환자들이 많아져 최근에는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A씨는 향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만큼 통증이 사라졌다.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에 따라 척추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압박되면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대체로 50대 이후에 나타나는데 60세 이상에서는 20%가 척추관 협착증을 발견할 수 있다. 척추관이 선천적으로 혹은 성장 정도에 따라 정상보다 좁은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나이가 들어 뼈가 노화되기 시작하면 뼈마디가 자라나기 때문에 척추관이 좁아진다. 

이렇게 척추관이 좁아지면 그 부분의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그 신경이 지배하는 부분에까지 통증이 전달된다. 이처럼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뼈를 비롯한 주변 인대 및 근육의 퇴행으로 많이 발생한다. 허리를 굽히면 잠깐 통증이 덜하기 때문에 자꾸 허리를 굽히려 하고, 그러다 보면 척추에 무리가 가서 증상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척추관 협착증은 대부분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증세가 악화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습관은 평상시 구부정하게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동작이 반복되면 척추관절이 두꺼워지는 퇴행성 변화가 나타난다.  

따라서 일할 때 되도록 의자에 앉거나 똑바로 서서 허리를 곧게 편다. 걸을 때도 배를 너무 앞으로 내밀거나 허리를 굽히며 걷는 자세는 금물이다.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약간 쏠리는 듯하게 가슴을 활짝 펴서 자세를 잡고 천천히 걷도록 한다.

박 교수는 “허리수술이 두려워 아픈 것을 참지 말고 척추 전문의의 정확한 진료와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통증이 심하면 MRI나 CT 검사를 통해 척추관이 좁아진 정도를 정확히 봐야 한다. 척추관이 좁아진 정도와 통증, 신경학적 증상의 정도에 따라서 치료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초기의 경우는 약물요법, 물리치료, 통증 주사 치료 등으로 증상이 많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척추관이 심하게 좁아져서 보존적 치료로 호전 되지 않는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나 신경의 마비가 진행하는 경우, 척추 뼈의 불안정성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의 가장 큰 목적은 좁아져 있는 척추관을 넓혀 주는 것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다양한 수술 방법을 결정하게 되는데, 작은 피부 절개를 통해 시행하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이 척추외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척추 수술은 피부와 후방관절을 절개하고 병의 원인을 정리한 후 나사못을 고정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허리와 척추 마디에 상당한 하중을 가한다. 따라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퇴행성 변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돼 10명 중 2명은 다시 병원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있었다. 

또한, 수술시간이 길고, 수술 절개 부위가 넓어 출혈량이 많으며, 감염, 유착으로 인한 증상 재발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 흉터가 남기 때문에 환자들이 대부분 꺼린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고식적인 일반 절개 수술과 비교하여도 뒤처지지 않는 결과를 보인다. 허리 통증, 다리 저림 및 통증, 하반신 근력 및 감각 감소 등 전형적인 척추 질환의 증상 호전이 동등하게 보이며, 근육 손상이 적고, 감염의 가능성이 줄어든다. 수술 시간은 약 30분 내외로 장시간 마취가 어려운 환자도 수술할 수 있는 것이 이 수술의 큰 장점으로 꼽히며 입원 기간도 3일 정도로 짧아 퇴원 후 빠른 활동이 가능하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lhs783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