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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언에 따라 김해 봉하마을에 세워질 비석에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글귀가 너럭바위 형태의 자연석에 새겨진다.
이 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쓴 '대통령 노무현'이란 6글자가 새겨지고, 돌 받침 바닥면에는 노 전 대통령의 어록 중에 골라 신영복 선생이 쓴 글씨로 새겨진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주 작은 비석' 건립위원회(위원장 유홍준)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주 작은 비석'에 사용될 돌과 글귀 등을 공개했다. 비석은 높이 약 40cm 정도의 높이가 낮고 넙적한 너럭바위 형태의 자연석이다. 비석건립위는 "화장한 유골은 안장하되 봉분은 만들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지하에 안치하고, 지상엔 자연석을 얹어 봉분 겸 비석으로 삼은 것"이라고 밝혔다. 자연석 비석 받침 주위는 박석(薄石)으로 정리된다.
'아주 작은 비석'은 봉하마을 뒷산인 봉화산 사자바위 서쪽 기슭 아래에 세워지는데, 봉하마을 측은 지난 주부터 터 다듬기 공사를 벌이고 있다. 비석건립위는 이날 '묘역 및 비석설치 개념도'와 '묘역 및 비석 설치 투시도' 등을 함께 공개했다.
비문에 대해, 비문건립위 측은 "비문을 대통령 어록 중에서 한 문장으로 정한 것은, 그 어떤 명문도 고인의 치열한 삶과 고귀한 정신을 함축적으로 웅변하긴 어렵다는 '작은비석 건립위원회' 위원들의 판단 때문"이라면서 "위원들의 생각에 유족들과 '봉하전례위원회'도 생각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비문건립위는 "비문에 새길 문장의 내용은 고인께서 서거하시기 직전까지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으셨던 굳은 믿음 가운데 하나이다"며 "이 어록은 여러 공식·비공식 석상에서 민주주의를 말씀하실 때 누차 강조하신 내용이자 민주주의 발전의 핵심가치로 자주 역설하신 대목이다"고 덧붙였다.
또 비문건립위는 "대통령 한 사람, 지도자 한 사람의 힘보다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민주주의와 역사 발전의 훨씬 중요한 요소로 강조하신 고인의 이 어록이야말로 '정치인 노무현의 시대적 가치' '대통령 노무현의 국정철학' '시민 노무현의 시민정신'을 상징한다는 것이 비문결정에 참여한 이들의 짧은 소견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비문건립위는 "특히 서거하시기 직전까지 몰입하셨던 연구 주제 역시 깨어 있는 시민들을 위해 당신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하려 했던 절박한 노력이었고, 연구의 결론 역시 고인의 이 어록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무거운 마음으로 살피면서 감히 이 이록을 고인 비문에 새기게 되었다"고 밝혔다.
고인은 또 지난 2007년 9월 2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시민권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피력한 바 있다.
"정치권력은 만능이 아닙니다, 최정점도 아닙니다. 진짜 권력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시민권력입니다. 각성하는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시민권력입니다..... 결국 민주주의는 시민들의 행동 속에 있어요, 궁극적으로 거기 있는 것이지, 다른 메커니즘으로서는 우리가 도저히 이길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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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 측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시민주권' 등에 대해 자주 언급했다. 다음은 노 전 대통령의 주요 발언 내용들이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 국민이 주인인 사회로 가자면 책임 있는 정부, 책임 있는 언론, 책임 있는 국민이 돼야 합니다. 시민 주권의 시대, 소비자 주권의 시대, 주권을 행사할 만한 의지와 역량 있는 시민이 돼야 합니다"(2007.1.23).
"주권자로서 시민이 지도자에 가까운 역량을 갖추어 나갈 때 우리 민주주의는 성숙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2007.4.8).
"지금은 주권자가 똑똑해야 나라가 편하지 않겠습니까? 추종하는 시민에서 참여하는 시민으로 스스로의 위상을 바꿉시다. 선택을 잘하는 시민, 그래서 지도자를 만들고 지도자를 이끌고 가는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자,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갑시다. 지도자와 시민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크고 작은 단위에서 많은 지도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지도자가 됩시다"(2007.6.2).
출처 : "민주주의 최후 보루는 시민의 조직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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