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손성우 기자]
신장은 인체대사과정에서 생긴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하고 체내의 수분 양을 조절한다. 또 나트륨, 칼슘, 인과 같은 미네랄과 영양물질들의 균형을 유지하며, 적혈구를 만드는데 필요한 조혈 호르몬 등을 분비한다.
그러나 신장은 문제가 생겨도 조기발견이 쉽지 않은 기관이기도 하다. 심지어는 신장 기능의 20%만이 남았음에도 증상을 자각하기 힘든 탓에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뒤에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들도 많다.
을지대학교병원 신장내과 방기태 교수는 “짠 음식과 국물음식을 주로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 때문에 만성신질환 노출 위험이 더욱 크다”고 밝혔다.
신장의 기능만을 고려했을 때, 정상 기능의 60% 이하가 될 때 만성신질환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체내의 독소들이 축적되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증상들이 생기는데, 혈액 속의 노폐물을 신장이 제대로 걸러내지 못해 발생되는 것이다.
만성신장병의 초기 증상으로는 거품뇨가 있다. 소변에 거품이 쉽게 생기고 없어지지 않아 변기를 보면 거품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거품뇨의 원인은 단백뇨 때문이고, 이는 소변검사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소변검사는 감기, 과로, 전날의 음주, 피로, 여성의 경우 월경에 의해 일시적으로 이상소견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이상소견이 나왔다 하더라도 2주정도 후 다시 검사를 실시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2차검사에서도 계속해서 이상소견이 발견되면 전문의를 찾아 정밀하게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방 교수는 “만성신장병이 생겼을 경우 만성 피로감, 무력감, 식욕감퇴 등이 느껴질 수 있고 더욱 악화되면 빈혈과 고혈압 등의 전신 증상과 소화불량, 구토증 등의 위장관계 증상, 수면 장애, 정서불안, 두통, 기억력 저하 등의 신경계 증상, 성욕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면역 기능의 저하, 근육 쇠약과 관절 이상이 발생하며, 요독의 축적으로 몸이 가렵고 피부가 건조해지고, 출혈시 지혈이 잘되지 않게 된다. 잘 알고 있듯이 얼굴이나 몸이 붓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만성신장병은 말기 신부전증으로 진행되지 않았을 경우 신장 기능이 나빠지는 속도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요독 증상을 최소화하는 약물적인 보존요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사구체여과율이 30% 미만으로 감소하면 투석이나 이식과 같은 신대체요법을 고려해 준비해야 하고, 늦어도 사구체여과율이 15% 이하로 감소하는 말기 신부전증이 되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만성신장병의 신대체요법에는 크게 혈액투석 및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의 3가지 방법이 있다. 혈액투석은 팔에 혈액 투석을 위한 통로를 삽관한 후 투석 기계를 통해 혈액 내 요독을 인공적으로 걸러주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세 번 병원을 방문해 투석을 받게 된다.
이와 달리 복막투석은 복막 내에 작은 도관을 삽입해 시행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투석은 가정에서 하되 약물과 투석액 처방을 위해 한 달에 한번 정도 병원을 방문하게 된다.
신장이식은 일반적으로 신장 공여자 선정하는 것부터 이식 후 거부반응이나 면역 억제제 사용하는 것 등의 문제가 따르지만, 성공적인 신장이식은 투석 치료로부터의 해방은 물론 여러 가지 합병증의 발생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방 교수는 “어떤 신대체요법이 좋은지는 환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 나이, 주위 여건과 환경, 특히 심장과 혈관의 상태 등에 의해 결정된다”며 “환자 본인이 극복을 위한 의지를 갖고 잘 관리해 나간다면 경우에 따라 정상인에 가까운 사회적 활동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신장은 음식물로부터 섭취된 노폐물과 수분을 배설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만성신질환이 생기면 노폐물이 충분히 배설되지 못해 혈액 속에 노폐물이 쌓이는 문제가 생긴다. 또 식욕이 없다거나 과도한 식이요법에 의해 많은 환자들이 단백질 부족과 영양불량 상태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환자의 건강유지와 생활의 질적 향상을 위해 연령, 성별, 체중, 합병증의 유무, 투석상태 및 식습관 등을 고려한 올바른 영양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병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하는 데에도 기여한다.
식이요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염분과 수분의 섭취다. 만성신질환 환자에게 필요 이상의 염분과 수분은 신기능의 악화는 물론, 다른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염분이 많이 함유된 국물과 찌개류 등의 음식은 양을 기존의 반으로 줄이는 것이 좋고, 외식을 할 때도 얼큰한 국물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단백질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단백뇨가 생기는 것뿐만 아니라, 단백질 자체의 분해로 요독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 따라서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도록 하고, 외식보다는 집에서 밥과 함께 반찬으로 고기를 먹는 식으로 저단백식이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이미 진행된 만성신질환자의 경우 칼륨 성분이 다량 함유된 과일쥬스나 과일, 채소 등의 과량 섭취도 조심해야한다. 칼륨이 필요 이상으로 증가될 경우 근육 마비나 호흡 곤란, 심한 경우에는 심장마비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방 교수는 “신장질환 예방을 위해 평소에 의식적으로 싱겁게 먹고자 노력하고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하며 “과로나 수면부족 등을 겪지 않도록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손성우 기자(mipi306@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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