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계 질환

찬바람 부는 겨울철, 남모를 나만의 고통 ‘치핵’

pulmaemi 2017. 12. 14. 13:50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신체 활동량이 줄고 몸을 움츠리게 된다. 또한 적은 활동량으로 수분 섭취가 적어지면서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 치핵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차가운 바람은 항문과 혈액순환 장애를 가져와 치핵환자들의 증상이 심해지거나 악화되게 한다. 

항문관 내에는 정상적으로 혈관과 결합조직으로 구성된 항문 융기라고 불리는 주름으로 된 구조물이 있다. 항문 융기는 항문관 내에 방사선으로 세 곳에 위치하며 주로 배변 시 항문관을 보호하거나 변실금을 예방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항문 융기를 지지하는 구조물들이 배변습관 등으로 인하여 약화되거나 울혈 되어 항문 탈출이나 출혈 및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의학적으로 ‘치핵’이라고 정의하며 흔히 치질로 알려져 있다. 

치핵의 발병 원인으로는 흔히 저 식이 섬유로 인한 변비나 오랫동안 변기에 앉아 있는 배변습관, 음주, 임신, 연령 증가 등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섬유가 부족한 식이는 장통과 시간을 늘려 변을 작고 딱딱하게 하고 배출하기 위해 많이 애쓰게 만들며, 이로 인하여 항문 융기를 지지하는 결체조직을 약화 시켜 항문 융기를 튀어나오게 하거나 항문관 울혈을 유발하여 탈출과 출혈 등의 치핵 증상을 유발한다.

치핵은 이론상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분류할 수 있다. 내치핵은 항문입구에서 안쪽으로 2~3cm에 위치한 치상선이라고 불리는 구조물을 기준으로 상방에서 발생하는 치핵이며, 외치핵은 치상선 하방에서 발생하는 치핵이다. 그러나 내치핵과 외치핵의 뚜렷한 구분 없이 치상선에 걸쳐 발생하는 혼합형 치핵의 빈도도 비교적 흔한 편이다. 

내치핵은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신경이 분포해 있기 때문에 통증 보다는 출혈이나 탈출이 주증상이며, 진행 정도에 따라 출혈만 있는 1기, 배변 시 탈출되었지만 배변 후 다시 원 위치로 돌아가는 2기, 배변 시 탈출되나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3기, 손으로 밀어 넣어도 원 위치로 환원되지 않는 4기로 분류한다. 

외치핵은 내치핵과 달리 분류법이 없으며,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이 분포하기 때문에 주로 통증을 유발하며, 특히 항문 융기에 혈전이 발생한 경우에는 검푸른 색의 콩알 같은 모양을 보이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내치핵은 진행정도에 따라 눈에 보일 수 있는 반면, 외치핵은 항문입구에 가까이 위치하기 때문에 쉽게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

치핵의 치료는 크게 약물을 사용하는 보전적 치료와 수술 등의 침습적 치료로 분류할 수 있다. 보전적 치료로는 배변 시 과도하게 힘주지 않고 5분 이상 오래 변기에 앉아 있지 않는 배변습관이 중요하다. 쉽게 배변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수분과 야채, 과일과 같은 고 식이 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좌욕을 시행함으로써 항문 주변을 청결하게 하고, 항문근육을 이완 시켜주고 항문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치핵 증상을 완화 시킬 수 있다. 

이러한 비약물적 치료와 더불어 치핵 증상을 경감시켜주는 연고나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일상생활에 불편할 정도로 증상이 지속된다면 경화요법이나 고무밴드 결찰술 등의 치료가 시도 될 수 있고, 치핵조직을 제거하는 등의 수술적 치료가 시행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전형적인 치핵 절제술이 주로 시행되어 왔고 현재까지도 대표적인 치핵의 수술적 치료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치핵 수술 후 통증이 비교적 적은 수술로써 원형문합기라는 기구를 사용하여 치핵으로 인하여 처진 모양의 항문을 원래의 생리적, 해부학적 위치로 교정하여 치핵을 치료하는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치핵 예방에 좋은 생활습관으로는 먼저 치핵이 배변 습관과 관련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랫동안 변기에 않아 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많은 환자들이 신문을 들고 화장실에 가고,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에 배변을 보러 간다. 이러한 경우, 자신도 모르게 오랫동안 변기에 앉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한다. 또한 배변 시 변비로 인해 과도하게 힘을 주게 되면 이 또한 치핵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배변을 편하게 하기 위해 평소 충분한 수분 섭취와 야채, 과일과 같은 고 식이 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산백병원 외과 최평화 교수는 “치핵은 국내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다”며 “치핵의 발병은 평소 식이 습관 및 배변 습관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 관심을 가지고 예방에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치핵의 치료를 완치보다는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질환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lhs783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