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신경계 질환

프로게이머 최연성도 못이긴 손목터널 증후군?

pulmaemi 2009. 5. 25. 07:14

컴퓨터 할 때 손목 운동으로 피로 풀어야

 

[메디컬투데이 한상희 기자]


직장인 이모(29·남)씨는 편집디자이너로 하루종일 컴퓨터와 씨름하고 퇴근 후 집에 와서 자기 전까지 세네시간을 게임에 몰두한다. 그러나 이씨는 요즘 손저림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느껴 병원에 가보니 손목터널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e스포츠에서 맹활약하던 프로게이머 최연성도 마우스와 키보드를 쓸 때 양 손목 통증이 극심해진 탓에 은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컴퓨터를 오래 쓰는 직장인이나 학생 층에 손목이 뻐근한 증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손 저림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이 바로 손목터널 증후군(수근관 증후군)이다.

마우스를 장시간 사용함으로써 급증하고 있는 병이라 ‘마우스 증후군’이라고도 부르며 컴퓨터 작업 외에도 손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30~60대 여성에게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 장기간 잘못된 자세가 통증의 원인

손목에는 손가락으로 가는 힘줄과 신경, 혈관이 통과하는 손목터널이 있어 이곳을 지나는 신경이 눌리면 손가락이 아프고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손목터널 증후군이라고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마우스를 쓰게 되면 손목이 책상에 닿은 자세에서 손을 위로 꺾으며 젖혀지게 된다. 이 자세로 장시간 작업을 하면 손바닥 힘줄에 무리가 가게 되고 손목의 근관이 좁아져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김병준 교수는 “처음에 엄지, 검지, 중지손가락 끝으로부터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 감각이 무뎌지고 엄지손가락의 힘이 빠지게 된다”며 “저림증상은 손등으로는 진행하지 않고 팔목 윗쪽으로도 진행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고 말했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단순히 마우스나 키보드 사용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자세로 지속적으로 압력이 가해질 때 누구나 발병하게 되는 질환이다. 연장을 다루는 작업자, 운동 선수나 가사 일을 많이 하는 여성에게도 주로 발생한다.

손바닥과 손가락 쪽으로 저림 증상이 나타나지만 새끼손가락이나 손등에는 심하지 않고 초기에는 손 저림이 일시적이고 약하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또한 처음에는 잠깐 주무르기만 해도 증상이 호전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더 자주 나타난다. 특히 밤에 잘 때에 더 심해져 때론 통증 때문에 잠을 깨기도 한다.

흔히 손이 저리면 혈액 순환 장애나 중풍의 초기 증상이라고 지레 짐작하지만 혈액 순환 장애에 의한 손 저림은 드물고 가장 흔한 원인은 손목터널 증후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김진삼 교수는 “흔히 여성들이 손저림증을 혈액순환이 안되는 것으로 여겨 약을 먹거나 다른 요법으로 치료를 하려고 하는데 그냥 놔두게 되면 장기간 지속되고 낫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갑상선 저하증이나 당뇨병, 류마티스성 질환에서도 이 증상이 나타나므로 손목터널 증후군이 나타나면 이런 내과적 질환에 대해서도 조사해 보는 것이 좋다.

◇ 손목 근육 풀어주고 휴식하세요~

손 저림 증세가 나타난 기간이 짧고 가끔씩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는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초기 환자들은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증세가 호전될 수 있으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부목 등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손바닥에 약 1cm 정도 절개를 하고 손목터널을 형성하는 덮개에 해당하는 인대를 절단해 압박을 풀어주는 수술을 하게 되고 3개월 정도면 완전히 회복된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일단 한번 걸리면 치료가 힘들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키보드나 마우스를 손가락보다 손목이 낮은 자세로 장시간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손목과 손가락을 평형으로 유지해야 하고 한 자세로 오래 있지 않도록 한다.

따라서 컴퓨터 자판 높이와 의자 높이를 잘 맞춰야 하며 손목받침대가 있는 마우스패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틈틈이 손목과 손가락의 근육을 풀어주고 휴식을 하면 손목터널 증후군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

건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승준 교수는 “더운물로 찜질을 하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완화되지만 그냥 놔두면 증상이 심해지게 되므로 손목에 통증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한상희 기자 (sha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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