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걷거나 달릴 때 심한 다리 통증 ‘하지동맥 폐색증’ 의심

pulmaemi 2017. 4. 7. 13:26
당뇨·고혈압 환자, 장기 흡연자 다리 통증 주의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꽃피는 봄철을 맞아 등산 인구가 부쩍 늘어나는 요즘이다. 하지만 평소 등산이 취미인 A(53세, 남성)씨는 요새 다리 근육통이 심해 그 좋아하던 봄꽃 산행도 멀리하고 있다. 산에서 내려와 좀 쉬면 괜찮아졌는데 이제는 아무리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 병원에서 다리혈류·CT검사를 받았는데 ‘하지동맥 폐색증’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막힌 혈관을 넓히는 시술 후에는 통증도 많이 없어졌고 동네 뒷산 정도는 가볍게 다녀올 수 있게 됐다.


A씨가 앓았던 ‘하지동맥 폐색증’은 동맥경화로 인해 다리 혈관이 막혀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통증이 유발되는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그리고 오랫동안 흡연을 한 사람들에게서 호발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6년 자료에 따르면, 남성 환자(1366명)가 여성(656명)보다 2배 더 많았다. 남성의 연령 분포를 보면 30대 3%, 40대 6%, 50대 17%, 60대 26%, 70대 33%로 60~70대가 가장 많았지만, 50대부터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조진현 혈관외과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30~40대가 늘면서 자연히 50대부터 하지동맥 폐색 환자 빈도가 높아진다”며 “당뇨, 고혈압 등을 앓거나 오랫동안 흡연을 해 온 50대라면 가벼운 다리 통증도 가볍게 보지 말고 즉시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로 어떤 증상을 눈 여겨봐야 할까? 질병 초기에는 걷거나 달릴 때 다리에 통증이나 경련이 발생하지만 쉬면 증상이 금방 가라앉는다. 진행된 상태에서는 피부가 차갑고 발가락 색깔이 검으며 발에서 맥박이 약하게 잡히는 데다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초기에 발견하면 항혈소판제나 혈관확장제 등 약물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해 병원을 찾을 정도면 동맥 폐색이 50% 이상 진행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 심각한 상태로 진단받는데 보통 디스크로 다리가 저리다고 생각하거나 조금 쉬면 다리 통증이 없어지기 때문에 내버려두기 쉽기 때문이다. 만약 괴사가 온 상태에서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1년 안에 50%의 환자가 다리를 절단하기 때문에 하지동맥 폐색 증상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진단은 발목과 팔에서 측정한 혈압을 비교하여 쉽게 알 수 있다. 발목 혈압을 팔 혈압으로 나눈 값인 ‘발목-팔 혈압지수’를 계산해 0.9 이하인 경우에 하지동맥 폐색증으로 본다. 이후 초음파와 CT검사를 통해 막힌 정도를 파악해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막힌 부위가 길고, 수술에 따른 위험성이 낮은 경우에는 환자 본인의 정맥이나 인조혈관을 이용해 우회 수술을 하게 된다. 하지만 환자의 대부분이 만성질환을 동반하기에 수술로 인한 합병증이 우려된다. 이에 국소 마취 후 풍선확장술(풍선을 부풀려 혈관을 넓혀줌)이나 스텐트삽입술(그물망을 넣어 좁아지지 않게 함)을 시행하는데 최근에는 죽종절제술(혈관 내벽을 드릴처럼 깎아 넓힘) 시행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조 교수는 “시술은 대퇴부를 통해 관을 넣어 시행하는데 대퇴부가 힘을 많이 주는 부위라 관 삽입 시 주의력과 정교한 기술이 요망되므로 경험 많은 전문의를 통해 시술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