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세상

스승님 마중하러 대검찰청으로 갑니다.

pulmaemi 2009. 5. 1. 09:21

(서프라이즈 / 꽃보던 남자 / 2009-04-30)


 

낙도음 4 樂道吟 /  거문고 연주 허윤정 ( Esc 키를 누르면 음악이 꺼집니다 )


제 스승은 농부입니다.
전에는 정치인으로 이름을 대면 누구나 다 아는 그런 분입니다.
정치인 전에는 인권운동가와 사회운동가로 활동하셨구
그 이전에는 법조인이셨습니다.
스승께서는 자신과 가족보다는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평생을 사셨습니다.
‘검사와의 대화’때 우리(강금실과 노무현)와 여러분(검사들)들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스승의 질문에 검사들이 대답하지 못하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걸어온 길이 다릅니다.”

검사 니들은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살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살지 않았다는 것을 돌려서
말씀하신 건데 검사들이 그때 떡실신 당하였습니다. 걸어온 길이 다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일었습니다. 진실된 삶을 살아오지 않은 사람은 감히 할 수 없는 그런 말입니다.
스승님의 사자후와 파랗게 질린 검사들의 얼굴 아....

그런 스승께서 오늘, 아니 지금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로 향하고 계십니다.
정말 죄를 지어서 가는 게 아니라
이땅에... 스승의 죽음을 필요로 하는 사악한 세력 때문에 가는 것입니다.
그들은 스승께서 정치인 신분이었을 때도 그랬고 농부의 삶을 살고 있는 지금도 그렇고
어떻게든 모욕주고 수모를 주려고 온갖 더러운 짓을 다 했습니다.
스승에 대한 이 이해할 수 없는 집단 이지메 현상의 기저에는
저들이 느끼는 스승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모르는 스승님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스승님의 별명은 노공이산입니다(이후 노공으로 씁니다).
노공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비밀 하나가 있습니다.
가족도 최측근이라 할 수 있는 유시민좌도 모르는 노공만의 비밀 말입니다.
천상의 신들도 잘 모르는 비밀 중의 비밀 말입니다.
그건....
다름아닌....

노공께서는 거문고의 대가이십니다(황당하다구요? 계속해서 들어 보십시요)
노공의 속명이 무현입니다.
거문고의 여섯째 줄 이름이 무현입니다(첫 번째 줄은 문현이구요).
기타로 치면 베이스음에 해당합니다.
소리가 아주 묵직하고 울림의 힘이 큰 현입니다.

노공께서는 달빛이 은은하게 흐르는 밤이면 남몰래 숲 속으로 가서
천신들과 정령들을 위해 거문고 연주를 하곤 하셨습니다.
보이지 않는 존재들과 거문고를 매개로 소통하시면서 천신들에게 부탁의 말씀도 하시곤 했는데
“천신들이여 가여운 사람들을 좀 더 도와 주소서”였습니다.
천신들은 그런 노공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노공을 욕하고 지지하지도 않는데 정작 당신은 천신들에게 부탁까지 하니
뜨악한 건 당연하겠지요.

노공께서 노사모와 이심전심을 잘 하시지 않습니까?
다 거문고 연주를 하면서 청중들과 소통할 줄 알았던 경험들 때문입니다.
여러분들, 백아절현이란 말 아시죠?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다는 사자성어 말입니다.
백아의 친구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자신의 거문고 줄을 끊어 버립니다.
자기를 아는 유일한 청중이었거든요.
여기서 ‘지음’이란 말도 유래했다 하구요.

그런데 요즘 노공을 보면서 저는 ‘검아절현檢牙絶絃’ 이구나 합니다.
검찰의 이빨이 현(무현)을 끊다 하면서 말입니다.
검찰이 노공의 거문고 줄을 다 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노공의 거문고는 이제 무현금(줄 없는 거문고)이 된 것이죠.
그러나 우리는 무현금에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무현금명無絃琴銘  줄 없는 거문고에 새긴 글 <화담 서경덕>

1.
琴而無絃, (금이무현)                          거문고에 줄이 없는 것은
存體去用. (존체거용)                          본체(體)는 놓아두고 작용(用)을 뺀 것이다.
非誠去用, (비성거용)                          정말로 작용을 뺀 것이 아니라
靜基含動. (정기함동)                          고요함(靜)에 움직임(動)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다.
聽之聲上, (청지성상)                          소리를 통하여 듣는 것은
不若聽之於無聲, (불약청지어무성)              소리 없음에서 듣는 것만 같지 못하며,
樂之刑上, (악지형상)                          형체를 통하여 즐기는 것은
不若樂之於無刑. (불약악지어무형 )             형체 없음에서 즐기는 것만 같지 못하다.
樂之於無刑, (악지어무형)                      형체가 없음에서 즐기므로
乃得其 , (내득기 )                            그 오묘함을 체득하게 되며,
聽之於無聲, (청지어무성)                      소리 없음에서 그것을 들음으로써
乃得其妙. (내득기묘)                          그 미묘함을 체득하게 된다.
外得於有, (외득어유)                          밖으로는 있음(有)에서 체득하지만,
外得於無. (내득어무)                          안으로는 없음(無)에서 깨닫게 된다.
顧得趣平其中, (고득취평기중)                  그 가운데에서 흥취를 얻음을 생각할 때
爰有事於絃上工夫 (원유사어형상공부)           어찌 줄(絃)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가?


2.
不用其絃, (불용기현)                          그 줄은 쓰지 않고
用其絃絃律外官商. (용기현현율외관상)          그 줄의 줄소리 밖의 가락을 쓴다.
吾得其天, (오득기천)                          나는 그 본연을 체득하고
樂之以音. (락지이음)                          소리로써 그것을 즐긴다.
樂其音, (락기음)                              그 소리를 즐긴다지만,
音非聽之以耳, (음비청지이이)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요,
聽之以心. (청지이심)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彼哉子期, (피재자기)                          그것이 그대의 지표이거늘
曷耳吾琴. (갈이오금)                          내 어찌 거문고를 귀로 들으리?


 

노공이산께서는 일찍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국민의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요,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정치 지도자는 그럴 줄 알아야 하거늘
내 어찌 국민의 소리를 귀로 들으리오.”


바로 이런 스승의 말씀과 행동에 진실함이 묻어 나오고
그 진실함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입니다.


노공께서 얼마 전에 자신을 버려 달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진실한 스승을 내 어찌 버릴 수 있습니까.
불가능합니다.
하여 이 못난 제자 지금 검찰청으로 갑니다.
스승의 진실한 소리를 마음으로 듣기 위하여 기쁜 맘으로 갑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차후에 제 스승님께 거문고에 관한 질문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아마도 스승께서는 당신을 미친놈 취급하실 게 뻔하니까요.
거문고는 스승님과 천신들 사이의 문제이니 우리는 모른 척하자구요.

쉿!... 마음이 맑아지면 마음속 거문고(심금)가 울립니다.
그건 스승님의 연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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