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고승아 기자]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통해 호흡기 의사의 역할과 그 치료 수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울산의대 홍상범 교수(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 부센터장)는 17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가습기살균제 폐손상 사건을 중심으로 ‘원인 미상 폐질환에서 호흡기내과 의사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앞서 지난 2008~2011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원인 모를 폐 손상으로 인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가족을 잃은 사건이 발생했다.각
이날 홍상범 교수는 이와 관련 “2011년 당시 두 달 사이에 호흡기질환으로 임산부 5명이 입원을 했다. 보통 이러한 환자는 1년에 1~2명 볼까말까 한 수준이었다”며 “영상의학과도 기존의 병으로 해당 환자들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혀 전국 곳곳 병원에서 같은 이유로 입원한 환자들을 파악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홍 교수는 환자들에게서 보이는 영상학적 소견을 토대로 이 질환이 모종의 흡입 물질에 의해 유발된 것으로 짐작하면서 “출산 직후의 주산기 여성들이 주 환자였다는 점으로 미루어 가정에서 노출되는 물질로 추정했고, 환자들 간에 공통적으로 가습기를 많이 사용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홍 교수는 동물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 가습기살균제가 원인미상폐질환의 원인 물질로 의심돼 시장에서 퇴출됐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새로운 물질들이 많이 개발돼 사용되는 시점에서 인체 유해 여부에 대한 주의와 실내 환경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 호흡기 의사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홍 교수는 “호흡기내과 의사는 새로운 감염성 혹은 새로운 환경성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며 “여러 유관 의사들과 공동 협조를 할 수 있는 코디네이트를 담당해 원인 감별에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보험 인정 여부에 따라 각 병원마다 호흡기 질환에 대한 부가적인 치료 양상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에 대한 연구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라며 “호흡기 질환 치료 수준을 높여 폐렴, 인플루엔자, 메르스 등 호흡기 질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국가가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122차 추계학술대회는 17~18일 양일간 심포지움을 개최하며 사전등록자는 총 810명이다.
메디컬투데이 고승아 기자(falldeep@mdtoday.co.kr)
'직업·환경성질환, 안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테리어용 시트지 10개 중 4개, 카드뮴·납 기준 초과 (0) | 2016.11.25 |
---|---|
봄철보다 무서운 겨울철 미세먼지…중금속 농도 높고 오염기간 길어 (0) | 2016.11.23 |
기온 ‘뚝’ 떨어진 날씨…텐트 난방시 일산화탄소 중독 주의 (0) | 2016.11.07 |
똑같이 교대근무 하는데 왜 A씨만 '수면장애' 있을까? (0) | 2016.11.07 |
중년기 근무시간 길고 잠 부족하면 나이들어 '골골' (0) | 2016.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