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계 질환

가슴 통증으로 병원 가면 이상 없다?

pulmaemi 2022. 7. 19. 15:50

[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일주일 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 주부 윤 씨는 새벽에 심장이 조이는 듯한 심한 흉통이 나타났다가 두근거리는 증상이 몇 일째 반복돼 병원을 찾아 검사를 했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김 씨는 퇴근 후 헬스장 런닝머신에서 빠르게 걷기운동을 하던 중 가슴이 뻐근해지고 심하게 두근거리고 어지러움을 느끼다가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을 가게 됐다. 병원에서 심전도검사부터 다양한 검사를 했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해 그냥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같이 많은 사람이 한 번씩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을 경험하고 일부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보고 검사를 해보지만, 병원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듣고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

유럽심장저널 등에 따르면 흉통의 원인 중 42%는 역류성 식도염 등 소화기질환이 가장 많고, 허혈성 심혈관질환 31%, 근골격계증후군 28%, 심낭염 4%, 폐렴과 늑막염 2%, 대동맥류, 대동맥판 협착증, 대상포진이 각각 1%로 나타났으며, 실제 흉통으로 병원 진료를 본 환자 대다수는 검사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거나 신경계 이상이나 심리적인 요인 등 다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원호연 순환기내과 교수는 “흉통은 가슴 부위에서 느껴지는 통증 또는 불편감으로 그 원인은 심리적인 이유부터 심혈관계질환, 폐질환, 소화기질환, 근골격계질환 등 너무나도 다양하고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흉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데, 실제 검사를 해보면 백신 접종과 관련된 심근염은 매우 드물게 발견되며, 오히려 원인이 명확하지 않거나 심리적 원인, 그동안 잘 모르고 지냈던 돌연사를 불어올 수 있는 협심증이나 종양 등 심각한 질환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흉통의 대표적인 원인 중 심혈관계 질환에는 ’허혈성 심혈관질환‘, 심장 근육의 이상인 ’심근증‘, 심장판막증, 심장 박동의 이상인 ’부정맥‘, 심장 막에 발생하는 심낭질환, 심부전증, 심장종양 등이 있는데, 허혈성 심혈관질환은 ’협심증‘과 ’급성심근경색‘으로 나눌 수 있다.

협심증은 동맥경화에 의해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 근육에 필요한 혈액공급이 부족해 주로 운동 시 가슴 통증이 수초에서 수분 정도 발생 되었다가 안정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지기도 한다.

또한, 관상동맥이 동맥경화에 의해 좁아지지 않더라도 위험인자들로 인해 동맥경화반이 파열되어 혈전이 생겨 관상동맥이 막히게 되면 극심한 가슴 통증을 느끼며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수 있다.

원 교수는 “협심증에 의한 가슴 통증은 주로 운동 시에 발생하고 가슴 좌측 또는 중앙부에서 뻐근한 통증을 느끼며 턱이나 왼팔을 따라 방사통이 생기기도 한다”며, “초기에는 운동량이 많아야 가슴 통증이 발생하지만 점차 적은 운동 시에도 가슴 통증이 발생하게 되며, 대개 움직이지 않고 안정하면 수분 내에 자연 소실되며, 혈관 확장제를 혀 밑에 넣거나 뿌려주면 빨리 회복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뇨병 환자나 고령인 경우 신경이 둔하여져 초기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다가 중증으로 진행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도 있어 조기검진이 필요하다”며, “심근경색에 의한 가슴 통증은 앉아 있거나 자다가도 갑자기 발생하며 10분 이상 지속되고 극심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응급실로 오게 되지만 고령의 환자 중에는 진통제나 청심환 등을 복용하고 참다가 결국 심부전에 빠져 병원에 오게 되는 경우도 많아, 만일 잠시라도 심한 가슴 통증을 느꼈다면 지체하지 말고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흉통으로 인해 병원에 진료를 보게 되면 가장 기본적으로 심전도검사, 흉부엑스레이검사 등을 통해 심각한 질환을 감별하게 되나, 일반적으로 협심증이나 급성 심근경색증 일부에서 심전도는 정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운동부하검사, 24시간 심전도, 심장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이러한 검사만으로도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심도자(카테터)술과 관상동맥조영술을 통해 심장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또한, 심장의 맥박이 불규칙하게 비정상적인 상태인 부정맥의 경우 일시적으로 나타나거나 자각하기가 힘들어 심전도검사나 24시간 또는 수일간 검사를 하는 홀터 심전도검사 상으로는 진단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체내에 이식해 검사하는 ’이식형 루프기록계(ILR)’를 심장 앞부분 피부밑에 이식해 연속적으로 심전도를 측정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실제 진단이 쉽지 않은 부정맥의 경우 ‘이식형 루프기록계(ILR)’를 환자에게 이식해 부정맥 발생 여부를 추척 관찰한 결과, 실신 후 ILR 이식을 받은 환자 중 약 60%에서 부정맥을 진단해 조기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돌연사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흉통의 원인 중 약 40%는 역류성 식도염 같은 소화기계 질환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고 식도 근육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인데, 가슴 한가운데 명치부터 앞가슴 부위가 타는 듯한 흉통을 일으키는데, 특히 식사 후나 바로 누운 자세에서 자주 발생한다.

원 교수는 “흉통으로 인해 병원에 진료를 보러오는 환자 중 다수는 역류성 식도염인 경우가 많은데, 환자의 상세 병력 청취 후 음식물 섭취와 흉통과의 관계가 있고 심장검사 상 이상이 없는 경우 역류성 식도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호흡기 감염 또는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혈전이 생겨 폐로 혈액공급이 안되는 폐색전증, 폐를 둘러싼 막의 염증이 발생하는 흉막염, 횡격막 염증에 의한 기흉 등의 질환이 있으면 흉통과 호흡곤란이 생기며 특히 기침할 때 가슴 통증이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

이외에도 흉통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에는 흉부 근골격계질환이 있는데, 가슴에 충격으로 늑골절이나 늑연골염 등으로 기침이나 심호흡을 할 경우 가슴에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흉통은 운동 중 나타나는 협심증과 달리 운동 중이나 후, 혹은 자세 변경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원 교수는 “흉통의 원인이 다양한 가운데 실제 진료를 오는 환자 중에 검사 상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환자의 병력을 듣다보면 심리적 이유이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가슴이 답답하거나 압박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며, “흉통의 시간이 지나도 지속되고 검사상에도 진단이 안될 경우 신경정신과적 약물 치료나 진료를 고려해볼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원인에 의한 흉통이라도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다며, ”따라서, 이전에 없던 증상이 발생했다면 진료를 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