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을 때, 술 마신 다음 날,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나서 배가 아프고 설사를 겪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장이 과민하고 예민해지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고 볼 수 있다. 위나 장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 복통과 불편감을 겪고 만성 설사, 변비처럼 배변 습관이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전 세계적으로 9.5~25%의 성인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경험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성인의 6.6%가 겪는 것으로 추정한다. 내시경이나 엑스레이 등의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35세 전에 나타나고 50세 이후에는 발병률이 감소한다.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고 고통을 주는 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의학에서는 만성 설사와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담적병으로 본다. 위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노폐물로 인해 발생한 독소가 위장 외벽에 쌓여 굳어진 담적이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담적병은 일차적으로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목 이물감,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을 보인다.
위맑음한의원 김영근 원장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음식에 대한 과민 반응, 스트레스와 연관돼 있어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우선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을 고치자. 오래 앉아만 있으면 장의 연동운동이 원활하지 못해 소화가 더뎌진다. 최소한 한 시간에 한 번 일어나서 가볍게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며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식사와 식사 사이에 긴 간격을 두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사를 건너뛰거나 끼니 사이에 간격이 길어지면 소화기 운동과 배변 활동이 무뎌져 변비를 겪기 쉽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다면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습관을 들이자.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복부 팽만감과 변비, 복통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이 장을 자극해주기 때문이다. 다만 2시간 이상 격렬한 운동은 피한다. 강도가 높은 운동을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나자 장에 손상이 가면서 장에 있던 해로운 세균이 혈류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低)포드맵 식단을 따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포드맵이란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쉽게 발효되어 설사와 복통, 복부 팽만을 유발하는 성분을 말한다. 만성 설사와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는다면 포드맵을 많이 포함한 생마늘, 생양파, 양배추, 강낭콩, 사과, 배, 유제품을 피한다.
김영근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담적 독소를 원활히 배출하고 위장의 움직임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다. 체질 분석에 따른 한약 처방과 온열요법, 위장의 연동 운동을 회복하는 침 치료가 대표적이다. 담적병은 만성피로와 어지럼증, 두통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서 지사제 등으로 증상만 완화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3개월간 한 달에 3일 이상 배가 아프고 만성 설사나 변비를 겪는다면 의료진과 함께 증상 유형이나 원인을 따져보고 자신의 상태에 맞는 약물요법뿐만 아니라 평소 식생활습관 교정, 스트레스 관리 등을 관리해야 재발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august@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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