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하수체종양 5년새 34%증가…호르몬 과다분비로 이상증상시 정밀검사

pulmaemi 2019. 3. 20. 13:08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우리 뇌 속에는 호르몬의 분비기능을 담당하는 뇌하수체라는 기관이 있는데 성호르몬, 성장호르몬 등 다양한 호르몬의 대사를 담당한다. 이러한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기게 되면, 종양 자체로도 문제지만 호르몬 과다분비로 인해 생리불순, 불임, 말단비대증, 쿠싱증후군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뇌하수체종양 치료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보통 뇌종양의 경우 두개골을 열고 수술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뇌하수체종양은 콧속으로 내시경을 넣어 흉터 없이 간단하게 종양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하수체종양은 뇌 조직 중 호르몬의 분비를 담당하는 뇌하수체에 생긴 모든 양성종양을 말한다. 뇌하수체종양은 전체 뇌종양의 10~15%나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많이 발생하는데, 신경교종과 흔하게 듣던 뇌수막종 다음으로 세 번째로 많다. 

환자수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뇌하수체종양(질병코드 D352, 뇌하수체의 양성 생성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수가 2013년 17,488명에서 2017년 23,572명으로, 5년 새 34%나 증가했다. 

특히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2017년에만 여성 환자가 14,947명으로 남성 환자보다 1.7배나 더 많았다.  

이러한 뇌하수체종양은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느냐에 따라 비기능성 종양과 기능성 종양으로 나뉜다.  

호르몬과 관련이 없는 비기능성 종양의 경우에는 종양 덩어리가 뇌 속에서 커지면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종양 덩어리가 주변 신경조직을 눌러 시신경을 눌러 시야가 양쪽 끝부터 좁아지는 시야감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면은 잘 보이는데 양옆을 가린 것처럼 서서히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알기가 쉽지 않다. 방치하면 실명까지 갈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종양의 크기가 계속 커지면 뇌척수액의 흐름을 방해해 뇌에 물이 차는 뇌수두증 등이 생길 수 있다. 뇌수두증의 경우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호르몬 이상을 일으키는 기능성 뇌하수체종양은 문제가 되는 호르몬에 따라 그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은 프로락틴 호르몬을 과다하게 분비하는 종양으로 전체 뇌하수체 종양의 40%나 차지한다. 종양에서 포르락틴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생리불순, 유즙분비, 불임을 일으킨다. 남성에서는 성기능감소나 발기부전, 불임, 여성형 유방증도 나타날 수 있다.  

성장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경우에는 손발이 커지는 말단비대증이나 거인증이 생길 수 있다.  

성장기 환자에게서는 거인증, 성장이 멈춘 환자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가 뼈의 말단부위가 과도하게 커진다.  
광대뼈, 턱뼈는 물론 혀와 코가 커지고 손발도 커지는 등 신체변화가 나타난다.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이 과다분비 되면 비만, 고혈압, 당뇨, 조모증, 복부 비만 등을 일으킨다. 복부는 부풀어 오르고,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쿠싱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이승환 교수는 “호르몬 불균형에 따른 대사이상이 생기면 내분비내과나 산부인과로 많이 가게 되는데 여기서 가장 먼저 뇌하수체에 이상이 있음이 알려져 신경외과 진료로 이어지게 된다”면서 “또 시력감소 등으로는 안과에서 기본적인 검사 후 시신경 문제로 알려져 신경외과로 내원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승환 교수는 이어 “신경외과에서는 뇌하수체 정밀 MRI 검사를 통해 뇌하수체 종양 유무를 판단하고, 치료 방법을 결정해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뇌하수체종양은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로 콧속으로 내시경으로 넣어 흉터 없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이를 내시경 뇌수술(Endoscopic neurosurgery)이라 하며, 최소침습적 수술의 핵심기술로 불린다. 

내시경 수술법은 4mm 두께의 얇은 카메라가 종양까지 바로 접근해 파노라믹뷰로 확보된 시야를 통해 종양을 깔끔하게 제거하므로 재발률이 낮다. 양쪽 콧구멍을 통해 내시경, 수술 도구가 들어가기 때문에 코에 흉터를 내지 않고 2~3시간이면 마친다. 

또한, 수술 후 출혈·통증이 적어 다음날 바로 퇴원할 수도 있다. 단 좁은 공간에서 미세 조작으로 진행되는 고난도 수술이기 때문에 내시경 수술을 전문으로 하며 상당한 경험을 가진 교수만이 이 수술을 시행한다.  

한편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이승환 교수는 뇌하수체종양 다학제팀을 구성해 수술 전 과정에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내분비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전문의와 논의하고 환자별 최상의 치료법을 고안해 수술의 정확도 및 치료결과 만족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집도한 수술 모두 합병증 없이 관리되고 있고, 90%이상은 수술 후 재발 없이 좋은 예후를 보이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