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질환·감염병

입마름·안구건조증 지속된다면 ‘쇼그렌증후군’ 의심

pulmaemi 2018. 12. 4. 13:13
눈·입마름부터 악성림프종까지 전신 증상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
▲쇼그렌증후군 (그림=강동경희대병원 제공)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 

겨울철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안구건조증이나 입마름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누구나 흔하게 겪는 증상이지만 건조함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심각한 피로를 동반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난치성 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 봐야하기 때문이다. 

쇼그렌증후군은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겨 자신의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특히 눈물샘, 침샘 등 타액 분비샘을 주로 공격하는 질환이다. 

최근 수십년간 자가면역질환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쇼그렌증후군도 이러한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다. 자기 자신의 면역세포가 자신의 침샘이나 눈물샘 등을 공격해 반복적으로 염증을 일으키고, 조직을 파괴하는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말한다.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서 잘 발생되며, 여성이 남성보다 9배 정도 더 발생한다.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소, 호르몬, 세균, 바이러스 감염, 자가 항체 등 여러 가지가 거론되나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쇼그렌증후군은 전신에 걸쳐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가장 대표적 증상은 구강과 안구의 건조증상과 극심한 피로감이다. 입이 잘 마르기 때문에 입 안이 늘 까끌거리고, 음식을 씹기나 삼키기가 힘들어 물이 없이 먹기가 힘들다. 간혹 귀 밑의 침샘이 붓고 아픈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입 안이 오랫동안 마르다보니 치석이 잘 생기고, 그로인해 충치와 치주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눈도 뻑뻑하고 이물질이 들어간 느낌이 자주 들며, 만성적인 충혈과 눈부심이 있을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질 분비물이 감소되어 질염이 생기기도 하고 피부건조증도 나타날 수 있다. 건조증상 외에도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관절 증상, 찬 곳에 노출되면 손이 하얗게 변하고 저리는 레이노 증후군, 자가면역성 염증이 폐를 침범하는 간질성 폐렴과 신경통, 섬유근육통이 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5% 정도에서는 악성 림프종이라는 암이 발생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실 입이나 눈이 마르는 원인은 고령, 폐경, 당뇨, 복용 중인 약 등 매우 다양하다. 때문에 건조 증상만 가지고는 쇼그렌증후군 진단은 어렵고, 복합적인 검사를 통해 병의 유무를 파악해야 한다.  

쇼그렌증후군 검사는 침 분비 기능과 눈물샘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 검사, 자가 항체 확인을 위한 혈액 검사, 또 침샘의 조직 검사 등의 결과를 종합해 진단한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쇼그렌증후군 증상은 다른 질병의 증상과 비슷하기도 하고, 환자마다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면서 “특히 40대 이상 여성 중 3개월 이상 구강건조나 안구건조 증상의 지속되고, 개선되지 않는 피로감이나 관절염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쇼그렌증후군은 장기간 지속되는 만성 질환으로 현재까지는 완치시킬 방법이 없다. 증상과 관련된 불편함을 줄이는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안과나 치과 진료를 통한 증상 관리가 필수적이며, 이외에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폐나 신장에 병이 침범하지 않았는지 림프종의 발생 징후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상훈 교수는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되었다면 몸이 건조해지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평상시에도 물을 자주 마시고, 레몬주스나 설탕이 함유되지 않은 껌, 사탕 등으로 구강건조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구강건조는 치주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담배를 줄이고, 식후 반드시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그밖에 감기약이나 항우울제, 혈압약, 수면제 중에도 구강과 안구를 더욱 건조하게 만드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yjun8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