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계 질환

만성폐쇄성질환 진단율 2.8%에 그쳐… "조기진단체계 마련 필요"

pulmaemi 2018. 11. 12. 15:01
한국, 흡연율과 결핵 발병률 높고 미세먼지로 COPD 위험 더 높아질 전망

[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COPD)으로 인해 세계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COPD 환자와 사망자 모두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경우 COPD에 대한 인식이 낮아 진단율이 2.8%에 그치고 있어 범국가적 COPD 조기진단체계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6일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세계 COPD 환자수는 약 3억8400만명에 달하며, 유병률은 약 11.4%로 추산된다.

COPD는 유해한 입자나 가스 흡입 등으로 인해 폐에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점차 숨길이 좁아지는 만성호흡기 질환이다. 방치하면 폐기능이 저하되어 호흡곤란을 유발, 사망에 이르게 할 수있는 치명적 질환이다. 2010년 기준 전세계 COPD 환자 수는 약 3억8400만명에 달하며 유병률은 약 11.4%로 추산된다.

또한 WHO는 COPD로 인한 사망자 수가 2015년 약 321만7000명에서 2030년 약 456만8000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COPD로 인한 전세계 사망자는 2015년 인구 10만명당 44.4명에서 2030년 55.1명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계 각국의 COPD 사망자도 늘고 있다. 2013년 미국의 COPD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42.2명으로, 1696년 21명 대비 크게 늘었으며, 영국의 경우 2006년부터 2016년 연평균 약 2만8000명이 COPD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학회는 설명했다.

한국도 COPD에 안전하지 않다. 한국은 COPD 발병과 관련된 흡연율과 결핵 발병률이 높고, 최근 미세먼지 이슈까지 더해져 앞으로 COPD 위험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통계청의 2017년 사망원인 통계에서 COPD 사망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성하기도질환이 10만명당 13.2명으로 전체 중 8위를 기록했다.

건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유광하 교수는 “국내 사망원인 4위인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상당수가 현재 COPD로 인한 사망자로 추정되며, 국내 사망원인 2위인 심장질환 중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자 일부도 COPD가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이미 한국도 COPD로 인한 사망자가 국내 사망원인 3위 뇌혈관질환만큼 사망자가 나오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각국과 WHO는 선제적으로 COPD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황용일 교수는 “WHO의 경우 2006년에 이미 COPD 포함 만성호흡기질환과 관련된 세계 각국의 학회, 협회들과 함께 세계만성호흡기질환퇴치연맹(GARD)을 설립했다”며 “GARD는 각 국가들이 만성호흡기질환 예방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강화하는데 지원하고, 이외에도 만성호흡기 질환 및 요인들을 관찰하는 한편, 질환 추세를 평가해 각국에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2011년 COPD를 심혈관질환, 암, 당뇨병과 함RP 비전염성 질환 중 집중 관리가 필요한 4대 질환으로 지정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집중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회에 따르면 한국도 COPD 대책 마련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COPD 유병율 등 COPD 현황 파악에 나섰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COPD에 대한 적정성 평가 실시, COPD 연구 발주, 홍보 포스터 배포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학회도 COPD 진료지침, COPD 인지도 조사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왔지만,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COPD에 대한 인식이 낮아 진단율은 2.8%에 그치고 있다. 

이에 학회‧정부‧국회는 범국가적 COPD 조기진단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대책의 하나로 내놓았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김영균 이사장은 “COPD는 폐가 손상되어 원래대로 회복이 되지 않는 비가역적 질환이다. 때문에 이를 조기에 진단해 적절한 예방과 치료를 통해 더 이상의 악화를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하지만 COPD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인해 대다수의 COPD 환자들이 호흡곤란이 나타날 정도로 악화되고 나서야 병원을 찾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COPD를 스크리닝할 수 있는 폐기능검사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김 이사장은 “폐기능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은 연간 116억6770만원으로 COPD로 인해 연간 사회가 치러야 하는 비용 1조4천억원의 1%도 되지 않는다. 이는 매년 56세와 66세 국민을 대상으로 폐기능검사를 할 경우이며, COPD 고위험군인 10년 이상 흡연한 50세와 60세 대상으로 검사할 때는 연간 23억3370만원의 비용이 들 뿐이다”며 “전세계 각국이 COPD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국내 COPD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폐기능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도입, 범국가적 COPD 진단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이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woojin180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