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이 한창이다. 첫 경기를 치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아쉬운 소식을 전해왔지만,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모습에 국민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축구는 몸을 부딪치면서 하는 격한 운동이다. 그러다보니 부상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만 19세 이상 1만339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2016년)한 자료에 따르면 생활체육 중 부상 경험률이 가장 높은 종목이 축구(71.3%)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생활체육 종목으로 자리 잡은 축구, 부상 없이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은 없을까.
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광원·김갑중 교수, 재활의학과 임종엽 교수로부터 축구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햄스트링, 발목염좌, 십자인대파열에 대해 알아본다.
◇ 온 힘 쏟는 슈팅 순간 찾아오는 ‘햄스트링’
우리 몸 허벅지 뒤쪽 부분의 근육과 힘줄인 햄스트링은 자동차의 브레이크처럼 동작을 멈추거나 속도 감속 또는 방향을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엉덩이와 무릎관절을 연결하는 반건양근, 반막양근, 대퇴이두근등 3개의 근육으로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빠른 속력의 달리기나 발차기가 포함된 운동에서 흔히 손상을 입을 수 있는데, 특히 축구선수의 경우 슈팅 동작을 하다 다치는 경우가 많다. 뒤쪽 허벅지 가운데를 누를 때 통증이 있거나 힘을 준 상태에서 무릎을 굽히거나 무리하게 근육을 펴려고 할 때 통증이 심하다면 햄스트링 부상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통증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얼음찜질을 해주거나 되도록이면 근육을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통 부상 순간 갑자기 ‘욱’하는 통증을 느끼거나 ‘뚝’하고 끊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부상 후에는 허벅지 뒤쪽의 심한 통증으로 걷기가 불편함을 느낀다. 부상부위를 만졌을 때 물렁물렁하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으며, 며칠이 지나면 시퍼렇게 멍이 든 것처럼 부상부위의 피부색이 변할 수도 있다.
부상 후 3~5일 간은 절대안정이 필요하며 그 후에는 아프지 않을 정도로 스트레칭을 해주면서 조금씩 회복운동을 시도한다. 근육의 부분파열일 경우 보통 한 달이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힘줄의 파열일 경우 근육보다 힘줄을 통하는 혈관들이 적어 회복을 돕는 요소들이 힘줄로 잘 갈 수 없기 때문에 적게는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특히 위쪽 힘줄부위 부상은 재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만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힘줄이 심하게 파열된 경우는 석고고정(깁스)를 해야 하고, 완전히 파열된 경우는 수술이 필요하다.
햄스트링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 후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운동 전 15~30분 동안 스트레칭을 통해 약간 땀이 날 만큼 무릎 관절과 주변 근육들을 부드럽게 이완시켜 유연성을 높여주고 보조근육을 강화시켜주어야 한다.
이광원 교수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무리하지 않는 강도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운동 후에도 무릎 관절과 주변근육에 대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햄스트링 부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 축구선수들의 가장 흔한 부상 ‘발목염좌’
축구 선수들에게 발목을 삐었거나 접질리는 일은 예삿일이 아니다.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같은 이유로 병원을 찾는 이들 대부분이 발목염좌 환자들이다.
발목염좌는 발목이 심하게 꼬이거나 접질렸을 때 관절을 지탱하는 인대들이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데, 약 90%는 발바닥이 안쪽으로 뒤틀릴 때 발목 바깥쪽 부분에 일어난다. 이 경우 흔히 붓기와 함께 멍이 들고 발목을 위아래, 좌우로 움직였을 때 일정한 방향으로 고통을 느끼게 된다. 심한 경우 인대가 파열되는 경우도 있다.
염좌가 발생했을 때는 초기에 증상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증상이 경미하다고 해서 제때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반복적인 손상은 아무리 작은 손상이라 해도 발목 관절의 불안정성을 유발할 수 있다.
발목염좌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한 발목운동, 발가락 벌리기, 발끝으로 서 있기, 발목 돌려주기 등을 통해 발목 주변 근력을 균형적으로 유지하고, 유연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김갑중 교수는 “축구뿐만 아니라 평소보다 발목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운동 전에는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신발을 착용해 발목 윗부분까지 감싸주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라고 조언한다.
◇ 현란한 드리블이 부르는 ‘십자인대파열’
축구 선수들이 십자인대파열로 시즌 아웃 당했다는 소식은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그만큼 십자인대파열은 매우 큰 부상으로 여겨진다.
무릎관절에서 허벅지 뼈와 정강이뼈를 연결해주는 기능을 하는 인대로는 크게 십자인대와 측부인대로 나뉜다. 십자인대는 다시 전방과 후방인대 2종류, 측부인대는 외측과 내측인대 2종류로 각각 구분된다. 전방십자인대는 무릎관절이 앞쪽으로 밀리지 않도록, 반대로 후방십자인대는 뒤쪽으로 밀리지 않도록, 측부인대는 옆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붙잡는 조직이다.
특히 갑작스런 충격으로 가장 많이 손상되는 것이 전방십자인대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운동할 때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교통사고 같은 외부충격에 의해 무릎관절이 뒤틀려 심하게 꺾이면서 발생한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약 60%가 무릎 내부에서 ‘뚝’하고 끊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후 통증 때문에 정상 보행이 어려우며, 2~3시간 뒤 관절 속의 출혈로 무릎이 부어오르는 증상을 보인다.
임종엽 교수는 “십자인대가 부분적으로 손상된 경우 통증이 심하지 않아 곧바로 치료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방치할 경우 무릎관절의 연골까지 다쳐 퇴행성관절염이 조기에 찾아올 수 있다”며 “무릎관절에 손상을 입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jyjthefak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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