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신경계 질환

봄나들이 골절사고 급증…개방성 골절 등 외상 후 만성골수염 주의

pulmaemi 2018. 4. 11. 14:57

골절, 가볍게 여기면 만성질환 유발에 생명 위협까지


[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 

봄이 시작되고 등산이나 운동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면 골절사고 위험 또한 높아진다. 교통사고 또한 골절사고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특히 등산하면서 평소에 움직이지 않던 관절과 근육을 사용하다가 다리를 삐끗하거나 인대 손상 등으로 낙상사고를 당하기 쉽다. 

뼈가 부러진 골절 치료를 평범한 정형외과 질환이라 여기지만, 골절의 부위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뼈가 잘 붙지 않거나 기형이 생길 수도 있고 관절장애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부러진 뼈의 일부가 외부에 노출되는 개방성 골절은 상처를 통해 균들이 골절부위에 들어가므로 감염을 일으키기 쉽고 심한 경우 뼈와 골수를 파괴하고 고름을 만드는 ‘외상 후 만성 골수염(감염성 불유합)’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개방성 골절은 주로 다리에 발생한다. 근육으로 잘 싸여있는 넓적다리나 팔보다는 얇은 피부로만 덮인 정강이뼈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감염 및 만성골수염 발생위험도 훨씬 높다.  

급성 골수염은 상처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고열이 나고,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으로 오한, 식욕감퇴, 권태감 등 전신증상이 동반된다. 

하지만 급성골수염의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방치한 경우, 균이 완전 제거되지 않아 외상 후 만성골수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만성화되면 겉으로는 작은 농루를 통해 간헐적 고름이 조금 나오고, 소독을 하고 항생제를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고름이 멈추고 상처도 나아 심각성을 인식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골수염은 계속 조용히 진행되기 때문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  

고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오종건 교수는 “세균이 골수를 광범위하게 파괴하고 나서야 비로소 단단한 뼈를 뚫고 근육과 피부를 괴사 시킨 후 밖으로 고름을 배출시키는 것” 이라며 “고름이 조금이라 가벼이 여기지 말고 골수염이 진행되는 가능성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상 후 만성 골수염 치료는 원인이 되는 세균을 모두 죽이는 것이 목표다. 흔히 항생제를 통한 약물치료를 먼저 시도한다. 하지만 이미 괴사된 조직에는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항생제가 도달하지 못해 세균을 사멸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또한 골절 고정에 사용되는 금속판이나 나사못 등에 균이 달라붙고 바이오필름(biofilm)을 분비해 숨게 되는데 마찬가지로 바이오 필름 밑에 숨어있는 세균에는 항생제가 도달할 수가 없다.  

부유체 형태의 세균들이 죽게 되어 일시적으로 고름이 멈추고 증상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항생제를 끊고 나면 숨어있던 세균들이 다시 활동해 재발을 반복하는 악순환이 거듭되는 특징적인 임상양상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외상 후 만성 골수염에서는 수술을 통해 괴사 조직을 직접 제거하는 변연절제술이 치료 성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오 교수는 “변연절제술 뿐만아니라 제거한 뼈와 손상된 근육 및 피부 등을 복원하는 과정 또한 고난이도 수술 조합으로 숙련된 전문가의 시술이 필수적”이라며 “뼈 이식 수술, 건강한 피부와 근육을 덮어주는 피판술, 골 이동술 등 환자의 상태에 맞춘 전문적 다학제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 했다.  

하지만 절단을 하지 않는 한 변연절제술만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변연절제술 후에도 남은 세균은 항생제로 사멸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고농도의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하거나 또는 혈관에 주사하면 간이나 콩팥의 손상을 야기해, 골수염이 있는 부위에 직접 투여하는 ‘항생제 염주 치료’가 시행된다. 가루나 액체는 수술부위에 흐르는 피에 쉽게 씻겨 나가, 액체보다 많게는 150배 높은 고농도 고체 항생제를 감염부위에 넣어두고 3주 내에 제거한다.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이 당연히 골수염 발병위험도 높고 치료효과도 좋지 않다. 염증의 파급은 인접한 관절의 관절염, 성장판 손상, 운동장애 등 장기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또한 감염이 심하거나 혈액 공급의 장애가 발생할 경우 죽은 조직 제거를 위해 팔, 다리를 절단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나 노약자의 경우 전신적으로 감염이 확산될 경우 패혈증으로 인한 쇼크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오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뼈만 붙으면 되지’라는 생각에 방치해 병을 키우거나, 높은 재발률로 불치병으로 오인해 치료를 포기하기도 한다”며, “골수염이 치료가 어렵고 재발이 많은 질병이긴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통해 많은 만성 골수염이 완치될 수 있는 만큼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woojin180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