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앓고 있는 노인 10명 중 1명 치료 필요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약 5%가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주요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약 5% 정도가 그보다는 경하지만 우울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울증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10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특정한 진단을 받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울 증상을 경험하고 있는 노인들의 수는 그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우울 증상을 경험하는 노인 인구의 비율은 점점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성 우울증은 무기력감, 의욕저하가 심해 대인관계나 일상생활이 어렵고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이유 없이 아픈 곳도 많아지기도 한다.
노인 우울증은 흔히 몸이 아픈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불필요한 검사와 불필요한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성인에게 나타나는 우울증에 비해 노인성 우울증은 기억장애나 집중력장애가 심해 마치 치매처럼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이는 '가성치매'로 불리기도 한다.
반대로 치매가 우울증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은데 전측두엽성 치매나 피질하 혈관성치매에서는 우울증이 치매의 첫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가장 흔한 유형의 치매인 알츠하이머병도 발병 초부터 우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전체 환자의 30%가 넘는다.
특히, 기분이 우울했던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인지 장애가 지속될 때는 치매로 인해 나타난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
우울증은 기본적으로 뇌의 질환이다. 기분, 의욕, 수면 등을 조율하는 신경전달물질들의 균형이 어긋나면서 발생한다. 노인의 뇌는 여러 가지 신체적 질병, 뇌혈관 질환, 신경퇴행성 질환 등에 의해서 젊은 사람의 뇌에 비해 더 취약한 편이다.
신체적 질병은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우울증 자체도 신체적 질병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이들은 서로 상호 작용을 한다.
뇌혈관질환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혈관성 우울증은 노인 우울증의 1/3에서 1/2 정도를 차지할 만큼 흔하고,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전구 단계나 진행 과정에서 노인 우울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노인 우울증의 가장 큰 문제는 자살 위험도를 높인다는 점이다. 최근 노인들의 자살 경향은 매우 높아졌는데, 노인인구에서 우울증 자체는 여성에서 많으나 자살은 남성에서 더 흔하다고 한다.
노인 우울증을 그대로 방치하면 치매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연구결과 우울증 자체가 치매 위험도를 2~4배 정도 상승시킨다고 알려져있다.
치매의 전구 증상이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우울증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에는 치매 자체의 조기 진단이나 예방이 늦어 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지원 교수는 "우울한 기분이나 흥미저하, 검사 상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는 신체 증상으로 인해 생활에 지장을 받을 경우라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이유 없이 불안하고, 초조함이 심할 때,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된 경우, 특히 자살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병원에 방문할 것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yjun8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