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코비드’ 증상 완화 치료법 개발
[메디컬투데이=한지혁 기자] 단클론항체 치료제 '레론리맙'이 롱 코비드 증상에 대한 완화 효과를 나타냈다.
만성적으로 코로나19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뜻하는 ‘롱 코비드’에 대한 치료제 개발 연구가 학술지 ‘임상 전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에 게재됐다.
코로나19 환자의 대부분은 감염 후 3~4주가 지나면 완전히 회복하나, 약 10~30% 정도는 몇 주, 혹은 몇 달간 지속되는 증상을 경험한다. 이렇게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롱 코비드’라 한다.
롱 코비드의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기저에 있는 메커니즘 역시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롱 코비드에 대해 이렇다 할 효과를 보인 치료법은 아직까지 없었다.
중증 코로나19 감염의 급성기는 과도한 염증과 조절되지 않는 면역 반응으로 특징지어진다. 이러한 감염 초기의 비정상적 면역 반응은 이후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여, 롱 코비드 증상의 발현으로 이어지게 될 수 있다.
실제로, 기존의 연구들에 따르면 롱 코비드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서 면역 반응을 매개하는 단백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진은 과도하게 항진된 면역체계의 정상화가 롱 코비드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 다양한 후보 약물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선정된 약물은 사이토카인 수용체 ‘CCR5’의 차단제인 ‘레론리맙(leronlimab)’이었다.
면역 세포에서 발현되는 CCR5는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을 매개한다. 이전의 연구에서, 레론리맙은 중증 코로나19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를 효과적으로 낮췄다.
롱 코비드에 대한 레론리맙의 효과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총 55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8주간의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두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매주 레론리맙, 혹은 식염수 성분의 위약을 접종받았다. 연구진은 롱 코비드의 일반적인 증상으로 알려진 총 24종류를 기준으로 각 참가자의 상태를 평가했다.
그 결과, 레론리맙 치료를 받은 참가자 중 다수에서 몇 가지 롱 코비드 증상의 개선이 나타났다. 그러나 레론리맙 치료 그룹의 모든 참가자에서 증상의 호전이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추가로 진행된 혈액 검사 결과, 연구진은 레론리맙 치료군에서 CCR5 발현 면역 세포의 비율이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대조군은 이러한 변화를 나타내지 않았다.
레론리맙 치료에 따른 증상 완화를 나타낸 참가자들에서만 CCR5 발현의 증가가 관찰됐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레론리맙에 반응하지 않은 참가자들의 경우 CCR5 발현량의 변화를 나타내지 않았다.
연구진은 “롱 코비드 환자들의 면역체계는 대체로 억제돼 있는데, 이러한 경우 레론리맙 치료를 통한 CCR5의 억제는 해당 분자의 발현을 안정화하고 다른 면역 수용체의 기능을 상향 조정하여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치료 효과가 나타난 참가자와 그렇지 않았던 참가자의 면역 세포 및 수용체 발현에 차이가 있었던 점이 특히 고무적이었으며, 이에 관한 임상 연구를 통해 롱 코비드의 근본적인 생물학적 기전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메디컬투데이 한지혁 기자(hanjh3438@mdtoday.co.kr)